
① 지난해 5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권좌에서 물러났다는 실각설이 퍼졌다. 장유샤(張又俠) 당시 중앙군사위 부주석이 시 주석을 감금하고 군권을 쥐었다는 것. 시 주석이 권력을 내려놓도록 압박한 배후엔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 등 시 주석에게 불만을 가진 원로 그룹이 있었다고 구체화됐다. 이 실각설은 2024년 말부터 지난해 초까지 시 주석이 직접 발탁한 중앙군사위 위원 7명 중 3명이 낙마한 것을 계기로 만들어져 급속도로 퍼져 나갔다.
② 그 무렵 유튜브와 온라인 매체에선 ‘한국 언론은 보도하지 않는 피바람 중국 정치’ 같은 제목의 영상과 기사들이 연일 쏟아졌다. 이들 매체는 기존 언론은 중국 자본에 잠식된 친중이라 시 주석 실각과 군 쿠데타를 보도하지 않는다고 힐난했다.
③ 당시 본보도 실각설이 사실인지 취재에 나섰다. 거물급 군 2인자가 쿠데타씩이나 일으켰다기엔 중국 수도 베이징은 지나치게 평온했다. 그러나 중국이 어딘가. 지도층 행보나 향방에 미국 정보기관도 갈피를 못 잡는 탓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마저 ‘블랙박스’라고 부를 정도 아닌가. 여러 전문가의 의견도 들었다.
④ 이종혁 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등 전문가 그룹은 실각설을 두고 “중국 체제를 모르는 소리”라며 일축했다. 군 통수권이 주석에게 집중된 체제상 군 수뇌부 숙청은 오히려 시 주석의 막강한 군 장악력을 보여주는 방증이라는 분석이었다. 같은 팩트를 두고 한쪽은 실각을, 다른 쪽은 절대 권력을 읽어내며 180도 다르게 해석한 셈이다.
⑤ 시진핑 실각설이 우리 사회에 남긴 진짜 질문의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다. 이번 사태는 특정 국가에 대한 부정적 정서가 미확인 정보와 결합했을 때, 이것이 어떻게 상업적 목적의 자극적인 서사로 구조화되고 확산되는지를 체계적으로 보여줬다. 되새겨 봐야 할 것은 중국 정계의 암투 여부보다 진실이 아닌 선동에 열광하며 스스로 눈을 가리는 비이성적인 정보 소비 행태 그 자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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