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난의 5줄 기사 요약

"아직 내 전성기는 오지 않았다"

에도가와 코난 2025. 12. 27. 0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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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3월 세계배드민턴연맹(BWF)이 주관한 ‘2025 전영오픈’ 결승전 2세트. 6-6으로 맞선 두 선수의 랠리가 1분을 훌쩍 넘기고 있었다. 상대의 마지막 79번째 샷이 네트에 걸리는 순간 안세영은 주먹을 불끈 쥐었다. 배드민턴 여자단식 역사상 최장 랠리로 기록된 순간이었다. 안세영은 이 득점을 시작으로 상대를 거세게 몰아붙였고, 체력적 우위를 내세워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안세영의 하루는 오전 5시 반 400m 트랙 열 바퀴를 뛰는 것으로 시작한다. 오전 배드민턴 훈련과 오후 근력 훈련, 그리고 야간 기술 훈련으로 이어진다. 이 일과가 매일 반복된다. 경기 후반부 당장 쓰러질 것 같은 표정을 짓고도 어김없이 코트에 몸을 던져 셔틀콕을 받아 넘기는 건 그 덕에 가능했다. 이른바 ‘질식수비’라 불리는 안세영의 플레이스타일은 상대에겐 공포의 대상이다.

안세영은 등장부터가 강렬했다. 만 15세가 되던 2017년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8전 전승을 거뒀다. 중학생이 선발전을 통과한 것도 놀랍지만 이렇게 압도적 성적을 거둔 사례는 없었다. 물론 국제 무대는 만만치 않았다.

국내 팬들에게 안세영의 이미지는 단지 운동만 잘하는 선수가 아닌, 할 말은 하는 ‘당돌한’ MZ다. 그는 아시안게임 2관왕으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지만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그저 평범한 운동선수”라며 광고 모델·방송 출연을 모두 고사해 화제가 됐다. 작년 올림픽 경기가 끝난 뒤엔 대한배드민턴협회와의 갈등을 폭로하면서 스스로 이슈의 중심에 섰다. 

안세영은 워낙 뛰어난 수비력을 갖춘 데다 최근 크로스 헤어핀과 대각 스매싱 같은 공격 기술도 향상돼 완성형 선수에 가까워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역대급’ 시즌을 완성해 낸 원동력이다. 올해 거둔 11번의 우승, 연간 누적 상금 100만3175달러, 시즌 승률 94.8% 모두 남녀를 통틀어 BWF 신기록이거나 타이 기록이다. BWF 공식 SNS 계정은 안세영의 시즌 마지막 우승 후 “The YOUNG GOAT(역사상 최고 선수)!”라고 썼다. 스물셋 배드민턴 여제는 그럼에도 “아직 내 전성기는 오지 않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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