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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굳이’라는 생각을 지우기 어려웠다. 이 지독한 콘셉트를 의심하는 사이, 오리 맛에 대한 기억은 어느새 사라졌다. 3만2153번. 장발장 죄수번호(24601) 같은 그 숫자만이 머리에 남았다.
② 지독한 콘셉트가 지배하는 시대다. 최근 생기는 식당에 가보면, Z세대인 기자도 받아들이기 난감한 요소가 많다. 간판이 없는 것까진 간신히 적응이 됐는데, 이젠 출입구가 안 보이는 곳도 생기기 시작했다.
③ 무언가를 의심하는 것은 죄가 아니지만, 유독 우리의 식문화에서 의심은 죄가 된다. 돈 내고 시간 내서 함께하는 식사 자리에서 작은 의심은 분위기 망치려고 작정한 것처럼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많은 식당의 콘셉트가 점점 지독해지고 있다. 말을 아끼는 이들의 피로감은 늘어만 간다.
④ 혼자 밥 먹을 때만큼은 제대로 된 현실을 즐기고 싶은 이가 점점 늘어나는 이유다. 한동안 방송 프로그램과 유튜브를 장악했던 여러 콘셉트의 먹방 인기가 시들해지고 있다. 지나치게 많지도 적지도 않은 양을 먹는 영상들이 최근 인기를 얻는 것이다.
⑤ 광화문의 식당 밀집 지역에 있는 그 중식당을 자주 지나친다. 지금쯤이면 3만5000보다 큰 죄수 번호가 나왔을지도 모르겠다. 만약 그곳을 다시 가게 된다면, 이 말 한마디는 하고 싶다. “복은 사양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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