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난의 5줄 기사 요약

우리는 왜 실패했는가

에도가와 코난 2025. 10. 1. 00:18
728x90
반응형

 

세계적으로 성공한 7가지 앱은 모두 인간의 7가지 죄 혹은 본성을 자극했다고 한다. 교만(인스타그램), 질투(페이스북), 분노(엑스), 나태(넷플릭스), 탐욕(링크드인), 탐식(옐프), 색욕(틴더). 대중 상대로 성공하려면 인간 본성에 아부해야 한다는 게 교훈이다. 


최근 문자 메시지와 함께 책 한 권을 선물받았다. 제목은 ‘실패를 통과하는 일’. 보낸 사람은 그 책의 저자인 퍼블리 창업자 박소령 전 대표다. 전(前)이라는 관형사를 쓴 이유는 더 이상 퍼블리 대표가 아니기 때문이다. 퍼블리의 시작은 지식 콘텐츠 스타트업. 그는 “작년 8월 퍼블리를 퇴사하고 이 책을 썼다”고 했다.

 

“취향이 직업이 되면 저주”라는 격언이 있다. 정말 좋아하는 일은 직업보다 취미로 두라는 옛 충고인데, 요즘 시대엔 맞지 않는 것 같다. 정말 좋아하는 일을 업(業)으로 삼은 ‘덕후’들이 성공하는 경우를 자주 본다. 이 칼럼의 첫째 목적도 거기에 있다. 전술했지만 지적 콘텐츠로 대중의 관심을 자극하는 사업 모델은 인간 본성을 거스르는 일. 박 대표가 자인하듯 99% 대중이 아니라 1% 고급 독자를 상정하는 싸움이다. 자신이 진정 좋아하는 일을 해도 쉽지 않은데, 잘 모르는 일까지 확장했으니 ‘번아웃’이 올 수밖에.

 

둘째 목적은 실패 그 자체를 정직하게 해부하는 일이다. 조간 신문의 금기가 있다. 대표적인 게 죽음이다. 아침 신문에서 독자들은 우울해지기 싫은 법. 실패도 그렇다. 하지만 노화와 죽음은 누구에게나 가차 없듯, 실패도 마찬가지다. 삶의 매순간마다 성공하는 사람은 없다.

 

스타트업이나 의사만의 문제겠는가. 성공은 자랑하고 싶지만, 실패의 고백은 부끄러운 일. 그럼에도 실패는 우리를 다음 계단으로 이끈다. 굳이 아침 신문에서 ‘실패’를 복기하는 이유다.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