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① 전두엽 피질은 이마 쪽에 있는 뇌의 겉 부분이다. 한때 과학자 상당수는 뇌가 아동기 초기에 거의 완성된다고 보았다. 실제로 만 2세까지 성인 뇌 부피의 약 85% 정도가 자란다. 그러니 엄마 자궁 안의 태아 때부터 만 2세가 될 때까지의 환경이 뇌 발달에 정말로 중요하다.
② 하지만 거기서 끝이 아니다. 놀랍게도 뇌는 20대 중반이 되어야 어느 정도 제 꼴을 갖춘다. 특히 뇌에서 가장 늦게 발달하는 부분이 바로 여기서 주목하는 전두엽 피질이다. 이 부분은 청소년기에 들어가는 만 12세부터(초등학교 6학년 정도) 발달하기 시작해 20대 중반(남성이라면 군대를 다녀오고 대학 졸업 후 취업하는 시기)에 완성된다.
③ 이렇게 뇌에서 가장 늦게 발달하는 전두엽 피질이 무슨 일을 하는지 살펴보자. 계획·의사 결정·충동 억제·위험 평가·감정 표현·사회성·언어 등등. 보통 우리가 ‘사람’에게 기대하는 이성적 행동 대부분이 전두엽 피질과 연결돼 있다. 이 부분은 뇌에서 어떤 행동을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판단하고 실천하는 곳이다.
④ 전두엽 피질이 미성숙한 상태에서 성 호르몬에 흠뻑 적셔진 10대의 뇌! 로미오와 줄리엣이 첫눈에 반해서 한 금단의 사랑도, 그토록 애달픈 첫사랑도, 역사 속에서 대의와 혁명을 위해서 기꺼이 몸을 던진 수많은 청년 순교자도 모두 전두엽 피질의 미성숙과 크든 작든 관계가 있다. 10대 초반부터 20대 중반까지 살아가면서 전두엽 피질이 개인 맞춤형으로 발달한다. 그 과정에서 가족의 친밀함, 또래 친구와 보낸 시간, 달콤한 성적 충동, 교사의 가르침, 마음을 흔든 책, 눈물을 쏟게 만든 노래와 영화와 드라마 등의 경험이 전두엽 피질에 크고 작은 흔적을 남긴다. 그 흔적이 개인 정체성의 중요 부분을 구성한다.
⑤ 안타깝게도 휴대전화는 이 경험의 다양성을 빼앗는다. 특히 그 안의 SNS는 사람과 사람 간에 직접 관계를 맺는 일을 차단하고 심지어 왜곡하기까지 한다. 겉보기에 행복해 보이는 타인의 가짜 이미지에 현혹되어 세상에 힘든 사람은 자기뿐이라고 생각하게 만든다. 또 현실의 복잡한 관계를 단순화해 세상이 선과 악의 전쟁터라고 믿게 만든다. 그 차단과 왜곡의 흔적은 고스란히 전두엽 피질에 새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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