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① 매출 규모 측면에서 공연 시장이 영화 시장을 앞지른 건 2023년이 처음이다. 공연 매출(1조2696억원)이 영화(1조2614억원)보다 82억원 많았다. 그런데 그 격차가 지난해엔 2592억원(공연 1조4537억원, 영화 1조1945억원)으로 크게 벌어졌고, 올해는 상반기(공연 7414억원, 영화 4079억원)에만 3335억원 넘게 매출 차이가 났다. 불과 2∼3년 사이 완전히 뒤집힌 판세다.
②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경험한 비대면 상황은 대면형 문화 콘텐트에 대한 욕구를 폭발시켰다. 화면 속 픽셀이 아닌 실재하는 존재에서 감각적·정서적 만족감을 느끼며 ‘물성(物性) 매력’에 빠져들었다. 직접 보고 듣고 느끼는 물리적 체험의 가치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진 것이다.
③ 실재적 콘텐트의 부상은 다양한 양상으로 펼쳐진다. 최근 하루 평균 5600여명 관객을 동원하며 국립현대미술관 역사상 최다 기록을 세우고 막을 내린 호주 조각가 론 뮤익 개인전이나 얼리버드 예매 단계에서 입장권이 완판돼버린 서울국제도서전 등도 체험 자체를 가치있는 문화 상품으로 받아들이는 소비자의 취향을 드러낸다. 특히 2030 젊은 관객들의 참여가 두드러졌는데, 이들로 북적이는 전시장 풍경은 ‘경험의 콘텐트화’에 이어 ‘집단적 실재 경험’이 새로운 문화 트렌드로 자리잡았음을 보여준다.
④ 이는 물론 우리만의 현상이 아니다. 영국 일간지 더 타임스는 지난해 7월 ‘2020년대 중반의 문화를 가장 잘 나타내는 단어’로 ‘군중(crowd)’을 꼽은 분석 기사를 냈다. 콜드플레이와 테일러 스위프트 등의 공연에 모여든 대규모 관중을 사례로 들며 “군중을 갈망하는 시대”라고 했다. 인간은 ‘함께 하는 느낌’을 추구한다면서다.
⑤ “미디어는 메시지다”라는 유명한 명언을 남긴 미디어 학자 마셜 매클루언은 “새로운 미디어는 기존의 미디어에 끊임없이 개입해 새로운 모습과 위치를 찾게 한다”고 했다. 지금이 바로 그 때일까. 디지털 환경에서 새로운 아날로그 트렌드가 탄생하는 그 순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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