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난의 5줄 기사 요약

지리적 관문이었던 관세, 이젠 패권 경쟁 도구로

에도가와 코난 2025. 7. 29. 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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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 세계를 대상으로 큰 폭의 관세 인상을 선언하며 이른바 ‘관세전쟁’이 시작됐습니다. 협상과 유예가 반복되며 4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지구촌이 혼란스러운 상황입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을 요약하면 ‘미국 산업을 보호 육성하고, 세금 수입을 늘리려는 정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인류가 교역을 시작한 이래 상품의 이동은 언제나 지리적 제약과 맞닿아 있었습니다. 강줄기, 산지의 고개, 전략적 요충지의 항구 등은 필연적으로 상품이 드나드는 지리적 ‘관문’이 되었습니다. 이곳을 지배하는 세력들은 자연스레 이 관문을 통과하는 상품에 통행세를 부과했는데, 이것이 관세의 원초적인 형태였습니다.


초기 관세가 지리적인 길목을 통제하고 영역을 확정하는 역할을 했다면, 근대 이후 관세는 국가 산업을 보호하고 키우는 중요한 수단이 되었습니다. 특히 신생 국가들은 자국의 약한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높은 관세를 책정했습니다.


미국도 영국으로부터 독립하자마자 높은 관세 정책을 펼칩니다. 미국의 첫 재무장관이었던 알렉산더 해밀턴은 신생 국가인 미국이 강대국과 경쟁해서 살아남으려면 정부가 관세를 높여서 다른 나라 물건이 들어오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의 정책에 따라 미국은 19세기 내내 높은 관세를 유지하며 산업을 키울 수 있었습니다. 높은 관세를 통해 저렴한 유럽 공산품이 미국으로 수입되는 것을 막았고 그 사이 미국의 제조업이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한 것입니다.


지리적 공간을 통제하고 활용하려 했던 욕망의 발현인 관세는 결국 돌고 돌아 지구촌 전체를 통제하고자 하는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 도구로 귀환한 셈입니다. 그 경쟁 과정에서 중간에 끼인 한국의 슬기로운 대처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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