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난의 5줄 기사 요약

완전히 망가져야 한다

에도가와 코난 2025. 1. 9. 00:12
728x90
반응형

 
① 분노를 넘어 좌절과 무기력을 겪은 지난 한 달이었다. 공공의 이익과 모순되지 않도록 권력을 행사해야 할 국가 최고 권력자가 "나부터 살고 보자"는 식의 시대착오적 계엄 발동으로 국가 안보와 민생을 순식간에 최악의 위기로 몰아넣은 과정을 실시간 목격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고통스러웠다. 

② 윤석열 대통령의 셀프 쿠데타는 다행히 실패로 돌아갔지만, 이후 대통령이 스스로를 위기에서 구하고자 금세 탄로 날 구차한 거짓말, 억지 궤변, 심지어 국민 갈라치기로 분열을 선동하는 여론전까지 거리낌 없이 구사하는 걸 보고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한국에서 보수 정치는 때론 권위주의적인 기득권 세력이라 비판받았을지언정 최소한의 품격이 있었다. 당장은 억울할지 몰라도 나라가 결딴날까 두려워 국민이 꾸짖으면 본인의 부덕을 탓하며 일단 고개를 숙였다. 지지자를 방패 삼아 자기 정치적 잇속만 차리는 위선과 몰염치를 보여준 적은 없었다. 그런데 그 최소한의 선이 이번 계엄을 계기로 무너졌다. 

④ 이러다 정말 나라 망하겠다는 공포에 휩싸이다, 문득 차라리 잘 됐다 싶었다. 여야 불문 국민은 안중에 없이 나라가 만신창이가 돼도 자기 영달만 추구하는 정치인의 실체가 적나라하게 드러났기에 거꾸로 국민은 각성할지 모른다는 희망이 어렴풋하게나마 생겼기 때문이다. 

마침 최근 파이낸셜타임스(FT)에서 비슷한 분석을 내놨다. 최근 세상을 뜬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에 빗댄 '카터 법칙(Carter Rule)'이다. 부유한 민주주의 국가에선 근본적 변화를 이루려면 극심한 위기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가령 1970년대 말 카터 정부의 무능에 대중의 인내심이 한계에 다다라 분노로 이어졌기 때문에 레이거노믹스의 번영이 왔다는 것이다.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