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4년 전을 떠올려 보자. 2018년 지방선거에 이어 2020년 총선에서도 참패한 미래통합당은 아무 희망이 없었다.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은 50~60%대를 안정적으로 유지했고, 더불어민주당에선 ‘20년 집권’이니 ‘50년 집권’이니 하는 소리가 공공연히 나돌았다. 반면에 미래통합당은 변변한 대선 후보조차 없었다. 당시 미래통합당이 2년 뒤에 집권할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이 있었다면 웃음거리가 됐을 것이다.
② 대이변이 가능했던 건 문재인 정권이 국회 의석만 믿고 폭주한 요인이 크지만, 미래통합당이 착실히 중도 강화 노선을 밟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미래통합당은 비대위원장에 개혁 성향의 김종인 전 의원을 영입하고 당명을 국민의힘으로 바꿔 신장개업에 나섰다.
③ 당의 이미지를 결정적으로 바꾼 것은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을 구속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대선후보로 영입한 대목이다. 보수 진영에 유례없는 피바람을 일으킨 당사자였지만 어떻게든 정권을 바꿔보겠단 집념이 과거의 원한마저 덮어버렸다. 물론 이 지경이 된 윤석열 정권의 평가는 별도의 몫이지만, 집권하려면 중도 강화가 그만큼 중요하단 얘기를 하고 싶은 거다.
④ 국민의힘이 계엄 사태에 대한 정치도의적 책임은 있겠지만, 법적 책임을 질 일은 없다. 국민의힘은 이제라도 윤 대통령과 철저히 절연하고 환골탈태에 나서는 게 상식인데, 도무지 움츠러든 거북이마냥 등껍질 속에서 꼼짝을 하지 않고 있다.
⑤ 좌든, 우든 중도 확장을 포기하는 건 집권과 담을 쌓는 일이다. 문재인 정권에서 보수를 재건한 건 기존 중진들이 아니라 중도층에 소구력 있는 새 얼굴이었다. 앞으로 국민의힘이 추구해야 할 노선도 비슷하다. 무난하게 가면 무난하게 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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