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난의 5줄 기사 요약

고뇌하는 '인간 안중근'이 묻는다,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에도가와 코난 2024. 12. 27.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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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지향하는 한, 방황하느니.” 괴테의 희곡 <파우스트>에서 천상의 신은 파우스트 박사를 꾀어내 보겠다는 악마 메피스토펠레스에게 이렇게 말한다. 그리고선 덧붙인다. “언젠가 부끄러운 얼굴로 나타나 이렇게 고백하리라. ‘착한 인간은 어두운 충동 속에서도 무엇이 올바른 길인지 잘 알고 있더군요’라고.” 부와 명예, 쾌락으로 유혹하고 시련과 고난에 빠뜨려도 심지가 굳센 인간은 꺾이지 않는다.

하지만 방황한다는 건 마음에 무언가 솟구치는 게 있고, 닿아야 할 곳이 분명히 있다는 뜻. 안중근의 눈엔 빼앗긴 주권을 되찾고, 조국은 홀로서며, 모두가 평화로운 먼 훗날이 보인다. 언젠가 올 광복을 위해 그는 이리저리 흔들리면서도 묵묵히 발걸음을 옮긴다.

‘동양평화론’을 꿈꿨던 그답게 포로로 잡은 일본군을 만국공법에 따라 풀어줬다가 동지들이 목숨을 잃는 비극의 단초를 주기도 한다. 감독을 맡아 각본까지 쓴 우민호 감독은 “그간 안중근을 다룬 작품들과 다르게 찍고 싶었다”며 “거사에 성공할지도, 성공한다 해서 독립을 쟁취할 수 있을지 확신할 수 없는 마음을 강조하려 했다”고 설명한다.

“한 폭의 명화처럼 찍고 싶었다”는 감독의 말처럼 바로크 느낌이 짙은 회화적 장면들이 눈에 들어온다. 담배 연기 자욱한 골방에서 안중근을 둘러싸고 격론을 벌이는 독립군의 모습에선 카라바조의 ‘성 마태오의 소명’이 떠오른다. 

⑤ 희 망을 품고 독립군에 뛰어들었지만, 홀로 압도적인 폭력에 맞서야 하는 김상현(조우진)은 어쩌면 가장 현실적인 캐릭터다. 믿음을 담보로 안중근과 동지들에게 끝내 보답하는 그의 모습은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이런 질문을 던지는 것 같다. 욕망과 유혹, 고난, 부조리 속에서 우리들은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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