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저 감옥 가나요?”
명태균 사태가 본격화하기 직전인 올 초가을, 유명 역술인 A 씨에게 모녀가 찾아왔다.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과 장모였다.
“모녀가 와서 ‘나 감옥 가냐’고 묻더군요.”
② 물론 당시 특검법 공방 상황에서 김건희 여사가 느꼈을 불안감 압박감은 이해가 간다. 하지만 대통령실 안팎에 법률 자문·예측을 해줄 최고의 전문가들이 숱한데도 역술인을 찾아가는 모습은 윤 부부가 인생 항로를 헤쳐가는 방식이 세상의 상식과 얼마나 괴리돼 있는지를 재확인시켜 준다.
③ 자기 진영 안방에 폭탄을 터뜨리며 정치적 자폭을 한 윤 대통령의 행동을 해석하기 위해서는 사회학 정치학 심리학 정신의학적 분석은 물론이고 역술·무속의 영향까지도 포함해야 한다.
근저에는 부인에 대한 맹목적 애정이 있는데, 그 부인은 무속에 상당히 심취한 데다 자기가 정권 창출의 주역이며 정치와 사람 포석에 있어서는 남편보다 내공이 뛰어나다고 자부하는 사람이다. 여기서 필연적으로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는데 윤 대통령은 난제에 닥쳤을 때 정상적으로 풀어갈 문제 해결 방식 프로세스를 훈련받거나 경험한 적이 없는 사람이었다.
④ 검사·수사관들을 대거 풀어 다 압수해 오고, 피의자가 소변을 지리도록 겁을 줄 수 있는(신정아 씨의 자서전 주장) 그런 일방적 힘의 우위 상태에서 상대를 다루며 목적한 바를 이뤄가는 과정을 수십 년 반복하다 보니, 일반 직장생활이나 자영업 3년만 해도 체득하는, 자신의 행동에 대한 작용 반작용을 예측 계산하고 적절한 방식을 찾아가는 상호관계 훈련을 전혀 거치지 못한 것이다.
⑤ 정치인 윤석열은 전통과 역사가 있는 정통 보수정당에 3년 전 영입돼 벼락승천(陞遷)하듯 대통령이 됐다. 하지만 그가 잠깐 머물렀던 한국의 정통 보수정당은 그로 인해 씻기 힘든 상처를 받았다. 윤 대통령은 이제 자신과 이 당의 인연은 끝났음을 인식해야 하고 보수정당은 ‘윤석열 악몽’에서 깨어나야 한다.
국힘이 윤석열과 결별해야 하는 이유는 차고 넘친다. 윤 대통령은 보수의 지지로 당선됐지만 보수의 핵심적·시대적 요구를 외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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