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아침에 SNS를 보니 다들 그저 "한심하고 어이없었다"고들 하는데, 난 간밤에 무방비 상태로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선포 장면을 라이브로 지켜보다 심장이 멎는 줄 알았다.
② 시장통 방송 부스에 앉아 상인들에게 "열심히 하겠다. 여러분들, 저 믿으시죠?"라고 마이크 잡은 바로 다음 날 안면 몰수하고 국가 위신을 시궁창에 처박고 국민 기본권을 유린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을 벌이는 대통령이라니. 이런 불안정한 인물이라면 다른 비상식적 행보도 얼마든지 가능하겠다 싶었다.
③ 더욱이 "피를 토하는 심정"이라거나 "범죄자 집단의 소굴""패악질을 일삼은 망국의 원흉" 등의 표현은 일부러 갈등을 조장하는 과격한 언사로 조회 수 장사하는 극단적 유튜버라면 또 모를까, 일국의 대통령이 국민을 상대로 할 때 써야 하는 정제된 발언이라기엔 너무 거칠고 감정적이었다. 그래서인지 이성적 판단이 결여된 채 극도의 흥분 상태에서 즉흥적으로 계엄 결정을 한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마저 들었다.
④ '국회 등의 일체의 정치 활동을 금한다'는 위헌적인 제1항도 그렇거니와, 지난 2월 대통령의 일방적인 의료 농단에 반발해 병원을 떠난 전공의를 콕 집어 언급한 제5항은 경악 그 자체였다.
⑤ 일부에선 1979년과 1980년 계엄 포고령을 급하게 베끼느라 벌어진 일이라 추측하지만, 무려 45년 전 쓰인 과거 두 포고문조차 개별 항목에선 '금한다'거나 '불허'라는 표현만 썼다. 이런 상황에 비춰, 대통령이 평소 전공의뿐 아니라 국민 누구든 본인의 뜻을 거스르면 '처단'해야 할 적으로 여겨온 것 같아 매우 우려스럽다. 시대착오적인 비상계엄도 용납하기 어렵지만, 비상계엄이라는 형식을 빌려 드러난 대통령의 이런 비민주적인 대민관을 더 받아들이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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