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난 사람이 주인이 되길 원했네! 사람이 (노동에서 해방되어) 더 이상 빵을 위해 살지 않기를! (…) 난 인류 전체를 귀족 사회로 만들고 싶었네.”
② 104년 전에 발표되어 ‘로봇’이라는 신조어를 세상에 알린 희곡 ‘R.U.R.(로줌 유니버설 로봇)’(1920)에 나오는 대사다. 체코의 천재적 작가·언론인 카렐 차페크(1890~1938)는 이 희곡을 쓰면서 인조 노동자를 가리키는 말로 뭐가 좋겠느냐고 화가인 형 요세프에게 물었다. 그러자 형이 체코어로 ‘노동’을 가리키는 ‘로보타’에서 비롯된 ‘로봇’이 좋겠다고 한 것이었다.
③ 차페크의 희곡을 떠올린 것은 올해 노벨 물리학상과 화학상이 연이어 인공지능(AI) 관련 학자들에게 돌아갔기 때문이다. 수상자 중 제프리 힌턴 캐나다 토론토대 교수는 ‘AI의 대부’로 불리면서도 AI의 위험성을 경고하며 구글을 박차고 나온 것으로도 유명하다.
④ 힌턴 교수는 AI의 위험을 두 가지로 설명한다. 하나는 AI가 인간보다 더 똑똑해져서 통제권을 장악하는 ‘실존적 위험’으로서, 차페크의 희곡 같은 SF의 단골 소재다. 다른 하나는 AI의 ‘사회적 위험’으로서 대규모 실업, 더 쉽게 생산되는 가짜뉴스, 편향된 데이터를 학습한 AI의 편향된 결정, 전쟁을 더 비인간적으로 만들 전투 로봇 등이다.
⑤ 이러한 ‘생산성의 향상’ 때문에 리들리 스콧의 ‘블레이드 러너’(1982) 같은 SF 명작에서는 언제나 미래사회가 초거대 독점기업이나 파시스트 정부가 지배하는 중앙집권적 체제로 그려지는 것이라고 경제학자 이태환 세종대 교수는 설명한다. “생산성이 높아진다는 것은 (…) 뒤집어 생각하면 같은 양을 생산하는 데 고용을 덜 해도 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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