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스웨덴 스톡홀름에 살던 알프레드 노벨은 폭약 제조업을 하던 아버지의 일을 돕다가 다이너마이트를 발명했다. 다이너마이트로 백만장자가 됐지만, 그의 발명품이 의도와 달리 전쟁에서 인류를 살상하는 데 사용되는 사실에 절망했다.
② 그는 ‘죽음의 상인’으로 불리기도 했다. 생애 355개의 특허를 따낸 그였지만 다이너마이트를 ‘가장 후회하는 발명품’이라고 했다. 이는 노벨이 사망한 뒤 ‘인류 복지에 가장 구체적으로 기여한 사람’에게 주는 노벨상을 제정한 계기가 됐다.
③ 원자폭탄 개발의 주역인 로버트 오펜하이머도 자신의 성과를 자책한 과학자다. 그는 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의 맨해튼 프로젝트를 이끌며 원자폭탄 개발에 성공했다. 하지만 원폭 투하로 숱한 생명이 희생된 것을 본 뒤 참회했다. “내가 아니어도 다른 누군가가 했을 것”이라는 게 그의 유일한 위안이었다. 오펜하이머는 “나는 이제 죽음이자, 세계를 파괴하는 자가 되었다”는 유명한 말을 남긴 채 이후 수소폭탄 개발에 끝내 참여하지 않았다.
④ 이 중 ‘인공지능(AI)의 대부’로 불리는 힌턴 교수는 지난해 돌연 구글을 떠나면서 “그동안 내가 한 AI 연구에 대해 후회한다”고 밝혀 충격파를 안겼다. 구글과 결별한 이유도 “AI의 위험성을 경고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AI가 킬러 로봇으로 변할 날이 두렵다”는 그 역시 “내가 아니라도 누군가 이 연구는 했을 것이라는 데에서 그나마 위안을 찾고 있다”고 했다.
⑤ 프로메테우스가 인간에게 불을 선사했을 때도, 흑색 화약보다 몇 배나 파괴적인 다이너마이트가 등장했을 때도 모두 그랬다. 하지만 불은 인류의 문명을 밝혔고, 다이너마이트는 건설 등 산업 현장에서 개척의 힘을 발휘하고 있다. AI도 그러할 것이다. 미지에 대한 공포는 인간의 본능이고, 상상된 위험 때문에 신기술 개발을 멈추거나 미루는 것은 거대한 어리석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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