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난의 5줄 기사 요약

환율 1520원, 아직도 '서학개미'가 죄인인가

에도가와 코난 2026. 4. 10.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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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이 달러당 1520원을 뚫고 올라갔다.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정부가 설정한 ‘방어선’이 1480원이었다고 했는데 한참 멀어졌다. 한 외환 시장 전문가는 “요즘 청와대에서 환율 챙기는 사람이 있나 싶다. 마침 중동 전쟁이 터지니 홀가분하게 그 탓으로 다 몰아가는 느낌”이라고 했다. 가장 현실적인 안정화 조치로 거론되는 미국과의 통화 스와프는 “거절당해서 못 한다”(구윤철 경제부총리)고 포기한 모양이다.

환율이 급등하기 시작한 지난해 가을 즈음 정부는 개인의 미국 주식 투자를 원인으로 지목했다. 지난해 11월 이른바 ‘서학개미’의 해외 주식·채권 순매수액이 61억달러로 사상 최대였으니 그럴 만도 했다. 이달 들어선 해외 투자 규모가 쪼그라들었는데도 환율이 무섭게 치솟고 있다. 해외 투자가 아닌 중동 전황(戰況)이 움직이는 시장으로, 장세가 뒤집혔기 때문이다.

투자자 반응은 시큰둥하다. 전쟁 여파로 미국 주가가 많이 내려 팔기 좋은 시점이 아닐뿐더러 1년 동안 사실상 돈이 묶인다는 부담이 크다는 평가다. 한 지인은 “이참에 해외 주식 팔아 빚이라도 갚을까 했건만 대출 상환은 대상이 아니라 해서 그만뒀다”고 했다. 규정상 한국 주식·예금 등에만 넣어야 하는데, 코스피는 이미 많이 올라 부담스럽고 예금은 이자가 너무 낮아 내키지 않는다고 한다.

보다 근본적으로, 국민의 달러 자산을 정부가 인위적으로 쪼그라뜨리는 정책이 적절한지에 대한 문제 제기도 있다. 경제에 예상치 못한 큰 충격이 발생하거나 원화가 투기 세력의 공격을 당할 때 국가의 외화 자산은 방어막이 되어준다. ‘국가’엔 외환보유액을 운용하는 한국은행뿐 아니라 기업과 개인도 들어간다. 국제통화기금(IMF)도 민간이 쌓아둔 외화 자산까지 포함해 국가 전체의 대외 지급 능력을 평가한다. 지난해 말 기준 개인의 주식·채권 투자액은 약 2100억달러로 외환보유액의 절반 수준에 달한다. 달러가 부족해서 발생하는 갑작스러운 외환 위기가 닥칠 경우 ‘금 모으기’ 대신 ‘미국 주식 팔기’ 운동이 일어나지 말란 법도 없지 않은가. 오만 가지 변수로 움직이는 지금의 환율만 보고, 무조건 팔고 들어오라 부추기는 정책이 최선인지 깊이 생각해볼 문제란 뜻이다.

이재명 정부 내에선 지난해 내내 계엄 때 환율인 달러당 1480원대 이상은 막아야 한다는 얘기가 돌았다고 한다. 해외 주식 양도세 면제는 환율이 달러당 1480원을 넘긴 무렵 공개됐다. 마음이 급했을지 몰라도 결과적으로 ‘서학개미 컴백 계좌’는 행정 비용 들여 몇몇 세금만 깎아주고 실효성은 없는 소모적 정책에 그칠 가능성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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