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① 과거라면 이런 허위 테러 예고는 단순 장난으로 치부해 별다른 조사나 처벌 없이 종결 처리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번엔 경찰의 대응이 달랐다. 경찰은 이 남성을 공중협박 혐의로 입건하는 동시에 수사에 투입된 경찰관 8명의 인건비와 형사 차량 유류비 등을 정밀 산정해 11만765원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심의를 진행했다. 경찰 관계자는 “허위 협박에 낭비한 골든타임에 대해 기름 한 방울, 1분 인건비까지 책임을 물리겠다는 의지”라고 말했다.
② 서울경찰이 이처럼 소규모 공중협박 사건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손해배상을 청구하거나 소송 제기를 검토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26일 서울경찰청은 올 들어 허위 테러 예고 13건을 손해배상심의위원회에 회부해 그중 8건에 손해배상 청구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부결된 1건을 제외한 나머지 4건도 추가 심의 중이다.
③ 이는 경찰 수백 명이 동원된 대형 테러 협박에 대해서만 손해배상을 청구하던 과거와 달리 소규모 사건에 대해서도 책임을 물리기로 방침을 세웠기 때문이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올해 초 “(공중협박범은) 미검거 상태이거나 (손해액이) 소액이어도 모든 건에 대해 손해를 산정해 놓고 검거되면 형사 처벌과 함께 민사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④ 경찰이 허위 테러 예고 등에 대해 규모와 경중을 가리지 않고 강력 처분에 나서기로 한 것은 잇단 협박 탓에 다른 주요 사건 대응의 골든타임을 빼앗기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중협박죄의 벌금형 상한은 2000만 원으로 일반 업무방해죄(1500만 원)와 큰 차이가 없다. 또 협박범 다수가 미성년자여서 형사 처벌을 피하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재범을 막으려면 미국 등 선진국처럼 이른바 ‘금융 치료’를 병행해야 한다는 게 경찰의 판단이다.
⑤ 미성년자의 경우 손해배상이 결정되면 부모가 대신 내야 하거나, 성인이 되어 배상할 때까지 지연 이자(연 12%)가 붙는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명예교수는 “경제적 능력이 없는 미성년자라도 부모에게 연대 책임을 물음으로써 가정 내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실질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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