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난의 5줄 기사 요약

보수 정치, 희망은 아직 있는가

에도가와 코난 2025. 12. 16.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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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선거일이 되면 방송사들은 대대적인 개표방송을 준비한다. 가령 이 칼럼이 실리는 2025년 12월 4일이 대통령 선거일이라면 “12·4 국민의 선택은?”이라든가 “선택! 2025!” 같은 제목이 흔히 달리곤 한다. 그런데 선거는 정말 국민의 선택일까? ‘선택(choice)’과 ‘판단(judgment)’은 비슷하면서도 다른 것이다. 우리는 흔히 선거를 선택이라고 표현하지만, 어쩌면 선거는 판단의 문제일지도 모른다. ‘심판의 날(Judgment Day)’은 선택의 날이 아니라 판단의 날이다. 선택은 골라내지만, 심판은 휩쓸어버린다.


② 그러면서도 내년 지방선거에는 은근히 기대를 건다. 문재인 정부 때의 학습효과 때문일 것이다. 그때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후 1년이 지나도록 자유한국당은 궤멸적 상황이었지만 소득주도성장 논란,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조국 사태 등 문재인 정부의 잇따른 실정으로 어찌어찌 살아나서 돌고 돌아 집권에까지 이르게 된다. 어차피 두 거대정당이 번갈아 권력을 차지하는 건데, 당권 잡고 버티고 있으면 기회는 언제 와도 온다는 생각일지도 모른다. 


③ 과거에는 안보와 산업화라는 보수의 경쟁 프레임이 있었지만, 이제 50년대의 전쟁과 70년대의 성장을 경험한 세대는 물리적인 퇴장을 마쳐가는 중이고, 투표소에 나오는 최고령층이 가장 진보적 세대인 세상이 되었다. 

마찬가지로 경쟁 프레임이 없는 상황의 중도층은 국민의힘을 선택해야 할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기본적으로 민주당을 선택한다. 중도 국민은 민주당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힘을 지지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1년 전 계엄이 가져온 최악의 결과 중 하나는 보수의 서사를 절멸시켰다는 점이다. 이 나라를 이해하는 보수의 새로운 프레임을 공유해내지 못한다면 당분간 그들은 선택받지 못할 것이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운데)가 3일 경기도 의왕 서울구치소 앞에서 구속 영장이 기각된 추경호 의원을 마중한 뒤 취재진에 발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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