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① 책을 쓴 이의 책무 중 하나는 독자들을 만나고 책을 알리는 일입니다. 매년 9월에 발간하고 그해 연말까지 활동하는 패턴으로 벌써 3년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제 익숙해질 만도 하건만 매번 새로운 경험을 하는 것 같으니 인간이 망각의 동물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앞의 두 해와 사뭇 다른 것을 느낍니다. 곰곰이 돌아보니 세상 변화의 속도가 매우 빨라지고 있음을 알 수 있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② 무엇보다 가장 큰 변화는 각자가 ‘다른 것’을 보는 세상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신문 지면을 통해서나 텔레비전 프로그램으로 무언가 알리면 많은 분이 같은 것을 보던 시대는 어느덧 추억 속으로 사라진 지 오래입니다. 최근 지상파 방송국에서 방영한 드라마 시청률이 0%대에 머물러 충격이라 표현하는 기사가 올라오고, 이제 전통 미디어에서 만든 콘텐트를 함께 보는 이들이 급감했음을 모두가 체감하고 있습니다.
③ 더 이상 뉴미디어라 부르기도 어려운 유튜브 플랫폼에서도 100만 구독자를 보유한 채널들마저 새로 올리는 콘텐트의 조회수가 확연히 줄고 있습니다. 어쩌면 당연하게 예상 가능한 일입니다. 이미 6500만개 이상의 채널이 있음에도 계속 새로운 크리에이터가 유입되지만 시청자는 획기적으로 늘지 않는 닫힌 생태계에서, 콘텐트 당 조회수는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④ 두 번째 두드러진 변화는 독자분들이 새로운 개념에 반응하는 속도가 점점 빨라진다는 것입니다. 첫해에는 ‘핵개인’이라는 낯선 단어에 놀라시고, 둘째 해에는 ‘호명사회’라는 조금은 어려운 표현에 귀를 기울여주신 것에 비해, 올해의 ‘경량문명’은 바로 이해하시는 독자분들이 훨씬 많았습니다.
⑤ 지난 3년간 달려온 저의 마라톤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금도 여러분과 함께 달리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코난의 5줄 기사 요약'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애니웨어 엘리트' 대 '섬웨어 대중' (0) | 2025.12.16 |
|---|---|
| 보수 정치, 희망은 아직 있는가 (0) | 2025.12.16 |
| 한국 대표 교양 잡지 '샘터' 창간 56년 만에 무기한 휴간 (1) | 2025.12.16 |
| 트럼프의 '제네시스 미션' (1) | 2025.12.15 |
| 언론 감시 피하는 '청와궁' 되지 말아야 (1) | 2025.12.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