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난의 5줄 기사 요약

실체 없는 웹소설 속 인물 사랑하는 이유?

에도가와 코난 2025. 11. 27.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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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신촌 현대백화점 입구엔 9월 말부터 이달 초까지 아침마다 긴 줄이 늘어섰다. 돗자리, 텐트, 담요 등으로 무장한 이들은 카카오페이지의 인기 웹소설 ‘괴담에 떨어져도 출근을 해야 하는구나’(괴담출근)의 팬덤. 소설 속 장면들을 실제로 구현한 전시를 보고 굿즈를 사기 위해 전날 밤부터 줄을 서는 등 진풍경이 벌어졌다. 최근 막을 내린 이 전시의 일평균 관람객은 2000명. 

웹툰·웹소설 팬덤이 한국 콘텐츠 시장을 이끌고 있다. 이들은 콘텐츠에 지갑을 여는 것을 마다하지 않는다. 만화와 소설을 보기 위해 결제하는 건 기본이고, 각종 전시회와 굿즈 등 부가 상품에도 아낌없이 돈을 쓰고 있다.

이런 적극적인 소비층 덕에 웹툰·웹소설 시장 규모는 3조5390억원에 달한다.(한국콘텐츠진흥원) 이는 작년 한 해 영화 티켓 매출을 집계한 박스오피스 매출(1조1945억원)의 3배 규모다.

하지만 웹툰·웹소설 팬덤은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인물을 사랑하는 데 돈을 쓴다. 왜 그러냐고 물었다. 연차를 내고 온 회사원 송동은(22)씨는 “실물이 없기 때문에 더 사랑하는 것”이라며 “사람에게 실망할 일이 없고, 내가 상상하는 만큼 현실이 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들의 사랑을 ‘리스크 제로의 사랑’이라고 표현했다. 불확실성을 피하고 예측 가능한 것을 추구하는 Z세대의 콘텐츠 사랑 문법이라는 것이다. 장민지 경남대 미디어영상학과 교수는 “K팝 스타는 언젠가 활동을 하지 않을 수 있지만 웹툰·웹소설 주인공은 늙지도 변하지도 않는 인물”이라며 “서사에 몰입하고 팬덤 안에서 끝없이 해석을 공유하고 세계관 속에서 함께 살아 숨 쉬는 것에서 즐거움을 느끼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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