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난의 5줄 기사 요약

한은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만 이익 누릴 것"

에도가와 코난 2025. 11. 4.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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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당국이 원화 스테이블코인 법제화를 추진하는 가운데 한국은행이 스테이블코인의 위험을 경고하고 나섰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은 ‘1코인=1원’처럼 한국 법정 화폐인 원화에 가치가 고정되도록 설계된 코인(가상 화폐)을 뜻한다. 한은은 27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가치 유지를 장담하기 어려운 위험이 있는 데다 용처도 마땅치 않아 몇몇 발행사만 운용 이익을 누리는 수단에 그칠 수 있어 고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창용 총재를 비롯한 한은이 밝혀온 ‘신중론’과 일맥상통하는 경고다.


한은은 이날 150쪽짜리 ‘디지털 시대의 화폐, 혁신과 신뢰의 조화: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주요 이슈와 대응 방안’ 보고서를 내고 가상 화폐 업계가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이 필요한 근거로 내세운 주장을 대부분 반박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지 않으면 달러 스테이블코인에 통화 주권을 빼앗긴다’는 주장에 대해 “과도한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이라며 “아르헨티나·나이지리아 등 인플레이션이 극심한 나라에서나 일어나는 일”이라고 했다. 원화는 국내 상거래에서 가장 편리하고 거래 비용이 낮은 수단이기에 원화 수요를 달러 스테이블코인이 광범위하게 대체하긴 어렵다는 설명이다.


한은은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발행되더라도 원화가 국제적으로 널리 쓰이는 등의 확산은 어렵다고 보고 있다. 이날 기자 설명회에서 박준홍 금융결제국 결제정책팀장은 “화폐는 기술이 아니라 신뢰”라고 강조했다. 가상 화폐 세상이라 하더라도, 미 달러에 대한 압도적인 신뢰를 기반으로 한 달러의 지배력에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도전하기는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일본과 유럽연합(EU)도 스테이블코인 관련법을 제정했지만 전 세계 약 2530억달러 스테이블코인 시장의 99.7%는 미 달러 기반(지난 6월 기준)이다.


한은은 “용처가 이처럼 불명확한 상태에서 업계 대부분이 스테이블코인이 혁신을 위한 황금 열쇠인 것처럼 장밋빛 전망만 제시하다 보니 시장 기대가 여느 때보다 높아졌다. 이런 환경이라면 스테이블코인 초기 발행량이 늘어나 (소비자 편익 증가 없이) 발행사가 준비 자산 운용을 통한 수익만 많이 얻게 될 수 있다”고 했다.


⑤ 스테이블코인은 법정 화폐에 가치를 고정하기 위해 코인 발행량에 상응하는 현금과 단기 국채 등을 ‘준비금’이라는 형태로 쌓아 놓는다. 투자자가 환매를 원할 때 언제든 돈을 돌려줄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들은 이 과정에서 은행의 예금 이자 같은 조달 비용 없이 이자 수익을 내 많은 돈을 벌게 된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한은은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는 이익 일부를 은행처럼 예금 이자로 투자자에게 나눠줄 필요가 없고, 운용 수익을 국가에 귀속해 사회 전체에 공유하지도 않는다”며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업계 주장대로 국익에 기여하고 혁신을 촉진할지 아니면 특정 발행사의 이익 향유로 끝날지 고민해 봐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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