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① "보다가 협심증 왔다. "
지난 주말 넷플릭스에 올라온 영화 '하우스 오브 다이너마이트'를 러닝타임 내내 숨도 제대로 못 쉬고 다 본 후에 누군가의 블로그에서 위 표현을 발견하곤 혼자 피식 웃었다. "아, 나만 그런 게 아니었구나. "
② 다큐멘터리적 위기 상황 재연과 이를 맞닥뜨린 인물들의 심리 묘사로 스릴러를 뛰어넘는 긴장감을 유발하는 캐스린 비글로 감독 작품답게 2시간 내내 그 흔한 총성 한 발 울리지 않는다. 하지만 뉴욕타임스 등 미국 언론들이 "너무 생생해서 무섭다"라거나 "공포 영화보다 더 겁난다"는 제목을 뽑은 건 다 이유가 있었다. 당장에라도 현실에서 겪을 수 있는 위기 상황을 너무 리얼하게 담고 있어서다. 특히 핵과 관련해 평양이 자주 언급되기에 한국 시청자라면 더 몰입할 수밖에 없다.
③ 간략하게 요약하자면, 영화는 네브래스카 전략사령부가 태평양 어디선가 발사된 미확인 탄도 미사일을 인지한 시점부터 핵탄두가 미국 본토, 정확히는 시카고를 타격하기까지 남은 시간 18분을 각각 다른 앵글로 세 번 반복하며 보여준다. 이 짧은 시간 동안 이날 첫 공식 일정으로 여자 어린이 농구 교실 코트에서 평화롭게 슛을 날리던 미국 대통령은 갑자기 전 인류의 운명을 바꿀 위험한 선택을 해야 한다.
④ 더 기막힌 건, 미사일을 쏜 상대가 본인들 소행이 아니라고 부인하는 러시아인지, 핫라인 연결조차 안 되는 와중에 DMZ 인근에서 평소와 다른 움직임을 보이는 북한인지, 공격 의사 없이 그저 AI 미사일 발사 시스템 오작동을 일으킬 수 있는 중국인지, 정확한 정보가 없는 상황에서 판단해야 한다는 점이다. 사소한 도발(실수)로도 얼마든지 지구를 파멸시킬 수 있는 오판 가능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섬뜩하다.
⑤ 하지만 재앙을 막을 순 없다. 이런 미친 현실이 닥치기 불과 5분 전만 해도 적의 미사일을 100% 격추할 수 있을 거라 믿었던 500억 달러짜리 요격 시스템은 알고 보니 고작 '총알로 총알 맞히기' 같은 확률로 작동하고 있었다. 또 북한엔 탄도 미사일이 없을 거라던 확신은 북한이 최근 잠수함 기술력에 공들이는 걸 보고도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판단했을 뿐이었다. 별다른 선택지 없이 다가오는 재앙 앞에서 너무 늦게 이런 사실을 깨달은 대통령과 국방부 장관은 망연자실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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