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난의 5줄 기사 요약

왜 일본은 무모한 전쟁을 피하지 못했나

에도가와 코난 2025. 10. 16.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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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지난 10일 ‘전후(戰後) 80년’을 기념해 “일본은 왜 전쟁을 피하지 못했는가”라는 내용의 개인 메시지를 발표했다. 종전기념일인 지난 8월 15일, 선거를 앞둔 자민당 강경파 의원들의 반대로 공식 담화를 내지 못했던 그가 퇴임 전 ‘소감(所感)’이라는 형식의 개인 의견을 낸 것이다.


일본 역대 총리들은 전후 50년(1995년) 식민 지배를 사죄했던 무라야마 담화를 시작으로, 60년 고이즈미 담화, 70년 아베 담화로 이어지는 공식 입장을 내왔다. 이번 소감은 내각의 입장은 아니지만, 반성과 평화에 대한 결의에 집중했던 과거 담화와는 달리, 전쟁의 원인을 깊이 있게 분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분량도 A4용지 7장으로 1~2장이었던 과거 담화에 비해 길다.

 

이시바는 소감문에서 “과거 담화를 계승한다”면서 “이번엔 정부와 군 수뇌부가 패전이 필연적이라는 인식을 하고도 왜 무모한 전쟁에 돌입해 국내외 수많은 희생을 초래했는가를 국민과 함께 생각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군에 대한 문민 통제를 명시하지 않았던 일본 헌법의 문제, 군의 폭주를 막지 못한 정부·의회·언론의 책임을 역사의 장면들과 함께 설명했다.

 

이시바는 “당시 일본은 군 통수권이 독립된 것으로 여겨졌고, 문민 통제의 원칙이 헌법상 없었다”며 “러일전쟁 때까지는 원로들이 군대를 통제·중재했고, 그다음엔 정당이 운용을 통해 억제해왔다”고 했다. 하지만, 각 정당들이 정권 획득을 위한 스캔들 폭로전에 나서고 정치가 국민의 신뢰를 잃은 사이 군 세력이 힘을 얻기 시작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특히 군은 천황도 국가기관 중 하나에 불과하다는 ‘천황기관설’을 부정하며 천황의 절대권력과 천황 직속인 군부의 독립성을 주장하며 힘을 키웠다. 

 

이시바는 1929년 대공황 당시 유럽·미국의 고관세 정책, 일본의 수출 타격, 파시즘과 자유주의·민주주의·자본주의에 대한 회의론의 득세 등을 설명하면서 역사에서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돌파구가 안 보이는 상황에선, 용감한 목소리나 대담한 해결책이 받아들여지기 십상”이라며 “냉정하고 합리적인 판단이 아닌, 정신적·감정적인 판단이 중시된 결과, 국가의 진로를 그르친 역사를 반복해서는 안된다“고 했다. 당시 일본 군 수뇌부는 “싸우지 않고 망한다면 영혼마저 잃는 진짜 망국이 된다” “큰 병을 고치려면 결단을 해야 한다”며 전쟁을 합리화했는데, 이런 무모한 판단을 배격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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