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난의 5줄 기사 요약

'영포티 룩'이라니 억울하다 "옷이 죄냐, 내가 죄냐?"

에도가와 코난 2025. 10. 8.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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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포티 룩’ 아이템의 공통점이 있을까? 찾아볼 수 있다. 2000년대 초반~2010년대 인기였던, 브랜드 로고가 확연히 드러난, 격식 없이 입기 쉬운 옷과 물건들이다. 가격은 은근히 비싼 편. 영포티 아이템으로 분류되는 제품들은 반팔 티셔츠나 운동화 같은 통상의 의류 품목 안에서 비싼 축에 속하는 게 많다. 


영포티 제품의 높은 가격은 무엇을 의미할까? 영포티의 재력 상승이다. 현재 영포티 남성이라면 출생 연도로는 1981~1985년생 정도다. 이 세대는 삶의 몇 가지 갈림길에서 좋은 판단을 했을 경우 (대기업 정규직 신분이 보장하는) 고용 안정성에 올라타 (당시 저렴한 집값을 활용해) 주거 안정성을 획득하고 (부동산 시세 폭등의 파도를 타며) 자산 증식까지 성공한 사람들이다. 그래 보이는 아저씨들이 로고가 큰 20만원짜리 티셔츠에 50만원짜리 운동화 차림으로 나온다면 그 자체로 시각적 상징물이다.

 

영포티 룩의 또 다른 특징은 평상복이라는 점이다. 헐렁한 바지와 티셔츠. 몸을 옥죄지 않는다. 이는 시대적 배경도 한몫한다. 내가 꼽는 시대적 변수는 2008년 삼성전자의 비즈니스 캐주얼 전환이다. 삼성전자의 조직 문화가 한국 기업 전체의 조직 문화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2008년을 기점으로 한국 대기업이 서서히 비즈니스 캐주얼로 전환했다.

 

인터넷상의 영포티 조롱과 별개로 실제 젊은이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별 상관없다고 한다. “나에게 이상하게 굴지 않고 가족과 함께 있다면 오히려 ‘영포티 룩’을 입은 남자들이 안정적으로 보일 때도 있어요.” 강남에서 IT 회사에 다니는 회사원 송민형(28)씨의 말이다. 이미 영포티 룩은 한국 중산층 복장의 일부로 스며들었다. 기아 카니발과 교외 아웃렛처럼.

 

⑤ 그럼 대체 40대 남자는 무엇을 입어야 할까? “입은 걸 봤을 때 브랜드를 쉽게 알 수 없는 옷. 그런 건 안정적이고 점잖은 느낌이 듭니다. 사회가 40대에게 기대하는 요소는 든든함일 텐데, 그걸 옷으로 보여주면 되지 않을까요.” 삼성물산 바이어 김동현(36)씨의 말이다. 나이가 숫자에 불과해도 사회의 숫자엔 함의가 있다.

 

사실 40대의 옷이 따로 있지 않다. 요즘 세상에 아무거나 입어도 된다. 단 행실이 제대로라면. 칼럼에 등장한 젊은이들이 공통적으로 해준 이야기가 있다. “셔츠에 타이를 입어도 불편하게 굴면 영포티라 느껴질 것 같아요.” “물건에 무슨 죄가 있겠습니까?” 그러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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