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① 프랑스 철학자 알랭 드 보통은 세계의 일터를 돌아다니며 『일의 기쁨과 슬픔』이라는 제목으로 책을 썼다. 거기에 기술된 일의 쓸모는 군더더기 없이 명확하다.
② 그는 일의 쓸모에 대해 ‘①정신을 팔게 해준다. ②우리의 불안을 일을 통해 성취 가능한 몇 가지 목표로 집중시켜 준다. ③우리에게 뭔가를 정복했다는 느낌을 준다. ④품위 있는 피로를 안겨준다. ⑤식탁에 먹을 것을 올려놓아 준다.’는 다섯 가지를 들었다. 여기서 의문이 있다. 노후의 일은 어떨까?
③ 노후 노동의 소외는 노동 시장에서 배제되고 사회적 관계가 단절되면서 오게 된다. 『끝난 사람』이라는 우치다테 마키코의 소설에는 도쿄대 법대를 나와 은행을 퇴직하고 나온 주인공이 작은 회사들에서 취업 거절 통보를 받았을 때의 절망감이 잘 나타나 있다.
④ 퇴직 후의 삶도 다르지 않다. 먹을 건 준비해 두었고 나를 강제할 규칙이 없어 마음대로 할 수 있다. 꿈 같은 자유가 펼쳐진다. 하지만 놀든 운동하든 여행하든 오래 가지 못한다. 이를 견디려면 목표에 집중하고 잡념이 없어야 한다. 일이 도움된다. 영화 ‘인턴’에서 로버트 드니로는 꽃꽂이, 중국어 등 온갖 것을 다 배우다가 결국 70세에 시니어 인턴 사원으로 지원한다.
⑤ 경제학에서 일은 소득을 얻기 위해 여가를 희생하는 것으로 본다. 일 자체는 비효용(disutility)이며 일을 통해 얻는 소득이 효용을 준다. 노후의 일은 이와 다르다. 부부 사이의 관계를 좋게 해주며, 고독이 자라나지 못하게 하고, 노동의 소외를 극복하게 해준다. 여가가 비효용이 되고 일이 효용이 될 수 있다. 노후 일의 쓸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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