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① 네팔에서 특권층 자녀를 향한 젊은 세대의 분노가 불길처럼 번지면서 폭동으로 격화했다.
9일(현지시간) 현지 매체와 외신들이 전한 네팔 수도 카트만두의 모습은 불바다 그 자체다. 시위대는 정부와 의회가 모여 있는 싱하 두르바르 궁전에 난입해 불을 질렀다. 창문은 산산이 조각났고 건물 외벽은 반(反)정부 메시지를 담은 낙서로 뒤덮였다. 시위대 일부가 경찰의 총기를 빼앗아, 거리에서 총성이 울렸다.
② 시위대의 방화로 잘리나트 카날 전 총리의 부인이 자택에서 중화상을 입고 사망했다. 다른 전직 총리와 장관들도 시위대에 끌려 나와 폭행당했다. 람 찬드라 포우델 대통령은 군 헬기를 타고 군사 훈련 센터로 긴급 대피했다.
③ 시위를 이끄는 건 20대다. 젊은이들이 거리로 나선 배경엔 네팔판 금수저인 ‘네포키즈(nepokids)’에 대한 분노가 있다. 고위 공무원, 정치인의 자녀를 가리키는 네포키즈는 특혜를 뜻하는 영어 ‘네포티즘’과 ‘키즈(자녀)’의 합성어다. 뉴욕타임스(NYT)는 “네팔 시위대가 부유한 네포키즈에 격분했다”며 “엘리트 자녀들의 특권 생활을 보여주는 영상과 사진에 젊은이들이 분노했다”고 설명했다.
④ 엘리트층 자녀들은 부모 덕으로 호의호식하는데, 개천의 ‘가붕개(가재·붕어·개구리)’인 서민들은 먹고살기 힘들다는 얘기다. 루이뷔통, 까르띠에 등 2만6000달러(약 3600만원)어치의 명품 상자로 크리스마스트리를 만든 장관 아들, 고급 레스토랑에서 식사한 후 메르세데스-벤츠 승용차 앞에서 포즈를 취한 전직 판사 아들을 비판한 영상들 역시 수십만회 조회됐다. 근본 원인은 일자리다. 네팔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실업률은 12.6%였다. 네팔의 젊은이들은 일자리를 찾아 인도, 말레이시아 등 인근 국가들로 떠나고 있다.
⑤ 그런데도 네팔 정부는 최악의 수를 두며 시위대의 분노에 기름을 부었다.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엑스 등 26개 SNS의 접속을 아예 차단한 것이다. 격분한 시위대는 대법원과 검찰청에 불을 지르고 사건 기록 서류를 불태웠다. 혼란 속 교도소에서 수감자 900여명이 탈옥했다. 시위에 나선 사바나 부다토키는 “SNS 금지는 도화선일 뿐 진짜 이유는 정부 부패에 있다”고 BBC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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