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난의 5줄 기사 요약

대통령도 집어삼킨 알고리즘

에도가와 코난 2024. 12. 14.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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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뜩하면서도 어설펐던 12·3 비상계엄 사태의 전모가 속속 드러나고 있지만 1주일이 지나도 풀리지 않는 의문이 있다. “도대체 왜”라는 질문에 누구도 속 시원한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추정 가능한 이유를 하나씩 배제하고 나면 답은 하나다. 이성적 판단이 결여된 상태. 윤석열 대통령은 무언가에 씌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

대통령이 쓴소리를 하는 기성 언론 대신 극우 유튜브 채널을 즐겨 본다는 건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지금까지 패악질을 일삼은 망국의 원흉 반국가 세력을 반드시 척결하겠다”는 계엄 선포 담화문, 1980년대에나 어울릴 섬뜩한 문체의 계엄 포고령은 실제로 대통령이 알고리즘의 피해자로 전락했다는 걸 여과 없이 보여줬다. 

미디어 학자들은 이런 상태를 ‘에코체임버(echo chamber)’ 혹은 ‘필터버블(filter bubble)’이라고 부르며 일찌감치 그 위험성을 경고해 왔다. 에코체임버는 비슷한 견해를 가진 사람끼리 모여 자신들만의 신념을 강화하는 현상이다. 필터버블은 개인화된 검색과 추천 알고리즘의 영향으로 다른 견해에 노출되지 못한 채 지적으로 고립된 상태를 뜻한다.

퇴행하는 민주주의에 대한 성찰, 팩트에 기반한 비판적 뉴스 소비를 훈련하는 ‘뉴스 리터러시’ 담론은 내전 상태인 이들에게 한가한 소리일 뿐이다. 6시간 만에 희극처럼 막을 내린 비상계엄령만큼이나 위험한 민주주의의 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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