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① 2020년에 태어난 조카가 다니는 유치원에서 장래 희망을 말하는데, 무려 6명이나 선택한 장래 희망이 있었다고 한다. ‘유튜버’다. 1980년대의 어린이였던 나는 이 이야기를 듣고서 입이 떡 벌어졌다. 참고로 장래 희망 말하기에 참여한 조카 반 아이들은 총 8명. 2명을 제외한 모두가 유튜버에 몰표를 던진 것이다. 지극히 협소한 표본 집단이지만 2020년생 어린이 75%의 꿈이 유튜버였다.
②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데다가 상상 초월의 재화를 획득할 수 있을 것 같기에, 유튜버가 이 시대 어린이들의 1순위 장래 희망이 되었을 것이다. 그것만이 전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어린이들은 유튜브를 좋아할 것이다. 유튜브를 통해 한 경험이 즐거웠을 것이다. 점점 경험이 사라져가고 있는 시대에 사람들은 유튜브를 통해서라도 경험하고자 한다. 그 경험이 진짜인지 아닌지를 따지기보다 경험하고자 하는 욕망이 더 절실하기에 그렇다.
③ 상당수 경험을 유튜브로 넘치게 하는 경험 과잉의 시대, 역설적으로 사람들은 경험에 목말라 있다. 사실, 우리는 경험 빈곤 시대를 살고 있는 것이다. ‘현실 특권’이 없을수록 더 그렇다. 현실 특권이란 무엇인가? 특권을 가진 이들만이 누릴 수 있는 게 현실이라는 뜻이다. 현실은 그렇게나 귀한 것이었다! 현실 특권은 ‘reality privilege’를 옮긴 것으로, 작년에 출간된 ‘경험의 멸종’(크리스틴 로젠 지음, 이영래 옮김, 어크로스)이라는 책에서 보았다. 여기에서 현실의 반대는 비현실이 아니라 가상현실이다.
④ 특권 없는 이들이 할 수 있는 일이란 의미 있어 보이는 가상현실을 대리 체험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현실 특권을 가진 이들이 누리는 현실을 대신해서. 마크 앤드리슨이란 사람은 이렇게 말한다. “소수의 사람들은 의미 있는 경험, 아름다운 환경, 풍부한 자극, 대화하고 함께 일하고 데이트할 수 있는 매력적인 사람들이 있는, 아니 가득한 현실 세계에 살고 있습니다.” 바로 이들이 특권을 가진 자들이다.
⑤ 우리는 좀 더 우리 인생에 자주권을 행사할 필요가 있다. 현실은 특권이 아니라 모두의 기본권이다. 현실을 누릴 수 있는 것은 소수가 아니라 모두여야 한다. 우리는 몸을 가진 존재이기에 두 발로 실제의 땅을 내딛는 게 당연하다. ‘경험의 멸종’이 하고 있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이 책이 독자들에게 널리 읽히고 있는 건 우리가 하고 싶었던 말을 작가가 대변하고 있다고 느끼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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