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난의 5줄 기사 요약

데이터 사회주의의 위협

에도가와 코난 2025. 12. 23. 07:21
728x90
반응형

 

대약진운동은 ‘신(新)중국’이 지우고 싶어 하는 치욕의 역사다. ‘10년 안에 영·미·소련을 따라잡자’는 마오쩌둥의 광기 속에서 1958년부터 약 3년간 3000만 명가량이 굶어 죽었다. 인간이 자초한 최대의 재앙이자 중국식 사회주의의 대참사였다. ‘혹시나’ 마음을 졸이던 서방 경제학자들은 중국의 실패를 한껏 비웃고 안도했다. 대약진의 전제조건인 물자 생산량 등 ‘시장 데이터’를 국가가 통제할 수 있다는 발상이 가당키나 한가 하는 반응이었다. 당시 중국의 농민공은 윗선의 압박에 못 이겨 곡식과 철강 생산량을 가짜로 보고하고, 관료들은 장부 속 숫자에 환호했다.

중국은 반세기 전 실패에서 교훈을 얻었을까. 그럴 리 없다. 테크놀로지라는 신무기를 손에 쥔 마오의 후예들은 오히려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여러 시그널 중에서도 지난 10월 7일의 이벤트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헤이후를 기업 영웅으로 치켜세우며 중국 지도부가 얻으려 하는 것은 ‘시간’과 ‘데이터’다. 여전히 취약한 중소 제조업 경쟁력은 부동산과 함께 중국 경제의 최대 약점으로 꼽힌다. 

인공지능(AI) 전환을 통해 생산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면 중국은 미국과의 패권 전쟁에서 시간을 벌 수 있을 것이다. 헤이후의 MES가 중국 전역으로 확산하면 정부는 엄청난 제조 데이터를 손에 쥘 수 있다.

이 같은 중국의 행보가 한국에 미칠 파장은 가늠조차 어렵다. ‘계획경제의 망령’일 뿐이라면 그나마 다행이겠지만 거꾸로 ‘데이터 사회주의’에 성공하면 AI 시대 한국의 최대 잠재력인 제조 데이터 경쟁력이 근간부터 흔들린다.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