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① 독일 동남부에 있는 폴크스바겐의 츠비카우 공장은 옛 동독과 서독 지역 간 끝나지 않은 갈등의 상징이다. 아우디의 태동지이자 동독 시절 국민차 트라반트를 생산하던 곳이다. 폴크스바겐은 폴로·골프·파사트 같은 중소형차를 만들다, 2020년 야심 차게 전기차 공장으로 바꿨다. 그러나 지난해 대규모 구조 조정 계획을 발표했다.
② 츠비카우 공장 근로자 마르틴 레만은 프랑스 르몽드와의 인터뷰에서 “CEO는 한 번도 츠비카우에 오지 않았다. 그들은 오직 비용 절감만 생각한다”고 분개했다. 이 말에는 서독 기업이 ‘2등 국민’인 동독인을 희생양 삼는다는 뿌리 깊은 불신이 담겨 있다. 2대 주주(의결권 20%)인 서독 니더작센주 정부가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동안, 츠비카우가 속한 작센주 정부는 철저히 배제됐다. 지역 언론 프라이에프레세는 “또 동독은 소외되는 것인가”라며 한탄했다. 서독 엘리트 중심의 구조 속에서 자신들이 겪는 차별에 대한 고발이다.
③ 통일 이후 35년이나 흘렀지만 여전히 독일은 동·서 갈등으로 신음하고 있다. 독일 경제가 2023~2024년 2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며 침체에 빠져 있는 가운데 동·서 갈등이 다시 불길처럼 번지고 있다. 자동차·화학 등 주력 산업이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제조업 공장만 있는 동독 지역이 상대적으로 더 취약하기 때문이다. 동독은 구조조정 의사 결정 과정에서 소외되고, 첨단·서비스업 일자리가 부족해 제조업 쇠락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또 젊은 여성들이 일자리를 찾아 떠나면서 심각한 ‘남초 현상’이 빚어지고, 공동체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됐다. 이민자까지 대거 유입되자 어려움은 가중됐다.
④ 독일 연방통계청에 따르면, 동·서독 간 근로자 1인당 평균 임금 차이는 2023년 1만2775유로에서 2024년 1만3374유로(약 2300만원)로 더 커졌다. 지난해 서독 근로자가 6만3999유로를 벌 때 동독 근로자는 5만625유로를 벌었다. 월급쟁이 소득으로 동독이 서독의 79%에 그친다는 얘기다. 실업률은 동독 지역 8.2%, 서독 지역 6.1%다.
⑤ 이런 현실은 ‘2등 국민’이라는 굴욕적 인식으로 이어졌다. 2023년 여론조사에서 동독인 43%가 자신을 ‘2등 국민’이라 느낀다고 답했다. 40%는 자신의 정체성을 독일인이 아닌 동독인이라고 했다. 이 깊어진 불만과 소외감은 극우 정당을 열렬히 지지하는 정치적 분노로 폭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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