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① 지난 2~3년 사이, 창작·교육·연구의 생태계는 AI에 의해 지각변동했다. 단편소설 공모전 응모가 갑자기 폭증한 이유 중 하나는 AI가 스토리를 짜고 심지어 초안을 만드는 경우가 늘었기 때문이다. 학계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진다. AI에 의존한 논문 투고율이 증가하고, 심사자는 다시 AI를 활용해 심사를 진행한다. 학생들은 과제를 AI로 해결해 교수의 눈을 피하고, 교수들은 또 다른 AI로 이를 잡아내고 채점을 자동화한다.
② 이러한 변화는 노동 시장의 지형도 뒤흔든다. 최근 미국의 소프트웨어 회사들이 신입 사원 채용을 급격히 줄였다. 코딩 능력만을 기준으로 보면 AI가 인간보다 더 빠르고 인간만큼 정확해졌기 때문이다.
③ 그러나 코딩만이 전부는 아니다.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장기적 전략을 고민하고, 조직 내부의 복잡한 조율에 참여하는 중견 프로그래머들은 AI가 가져온 지각 변동 밖에 있다.
④ 문제는 이 변화가 자기 자신을 위협하는 모순을 안고 있다는 점이다. 신입이 필요 없어 뽑지 않으면, 중견으로 성장할 인력 자체가 사라진다. 중견의 전문성은 오랜 기간에 걸친 훈련, 시행착오, 학습, 실전 경험이 축적되어 생긴다. 신입이 중견으로 성장하는 사다리가 무너지면, 결국 조직은 붕괴한다.
⑤ “미래의 공장에는 공장을 지키는 개 한 마리와 그 개밥을 주는 사람 한 명만 있으면 된다”는 자조적 농담처럼,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인간의 역할은 축소된다. 그러나 이 농담의 진실은, 인간 노동의 최소 잔여값만 남는 세상이 기술 발전의 종착지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역설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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