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난의 5줄 기사 요약

감옥 아닌 병원에 가야 할 사람들

에도가와 코난 2025. 12. 5. 0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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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대통령이 계엄 선포를 한 지 1년이 된 날 생각난 것은 베르너 사세라는 독일 출신 한국학 교수가 한 말이었다. 평생을 한국학 연구에 바쳐 ‘전생에 한국인이었나 보다’라고 하는 그는 계엄 선포 3일 뒤 조선일보 김윤덕 기자와 만나 “윤석열은 감옥이 아니라 병원에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는 마음이 아픈 사람”이라고 했다. 필자는 윤 전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하기 이전에도 그에겐 치유가 필요한 것 아니냐는 생각을 했었다. 여러 정치인으로부터도 비슷한 얘기를 듣고 있었다.

윤 전 대통령의 문제는 술이 아니라 ‘내가 이 말을 하거나, 이 행동을 하면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볼까’라고 하는 평범하고 기본적인 ‘자기 제어’가 없다는 점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사람은 독불장군이라고도 하고, 고집이 세다, 오만하다고도 한다. 심하면 안하무인이 된다. 이 정도면 정상 범위를 벗어난 것인데 윤 전 대통령이 그 상태에 있었던 것 같다.

지금와서 보면 ‘사법시험 9수’라는 이력부터 정상은 아니었다. 안하무인 성격을 가진 사람의 유별난 권력 추구였다. 1년 전 12월 3일 계엄이야말로 전형적인 안하무인이었다. 계엄을 하는데 계엄법도 읽어보지 않았다. 의원들이 국회 주변이나 서울에 있는 화요일에 계엄을 해 국회의 계엄 해제를 쉽게 만들어줬다. 이 너무나도 허술한 엉터리의 근원은 안하무인이다. 

윤 전 대통령이 어떤 사람인지 한참 동안 몰랐다. 하지만 그가 어떤 사람인지 보여준 징후는 많았다. 필자가 눈여겨보지 않았을 뿐이다. 손에 왕(王) 자를 새기고, 다른 사람 의자에 구두 신은 자신의 발을 올려놓았을 때 ‘이럴 수가 있나’라고 했지만 그것이 결격 사유라고까지 생각하지 못했다. 김건희가 대통령 후보인 남편을 형편없이 무시하고 하대하는 인터뷰가 공개됐을 때도 그 심각성을 제대로 깨닫지 못했다. 많은 분이 “윤석열은 이상했지만 이재명만은 막아야 해서 어쩔 수 없이 찍었다”고 한다. ‘차악’을 선택했다는 것인데 그 차악이 스스로 ‘최악’을 불러들였다. 

정치를 취재하며 병원에 가야 할 것 같은 정치인을 여럿 보았다. 윤 전 대통령은 그중 한 사람일 뿐이다. 그런데 요즈음처럼 치유가 필요할 듯한 정치인이 많은 시절은 없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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