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난의 5줄 기사 요약

1년에 9000권 펴낸 수퍼 출판사, 그 뒤 AI가 숨어있었다

에도가와 코난 2025. 11. 24. 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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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에 9000권, 하루 스무 권 넘는 책을 찍어내는 ‘수퍼 출판사’가 나타났다. 비결은 AI(인공지능). 별도 인쇄 비용이 들지 않는 전자책 시장엔 이미 AI 저자들이 넘쳐난다. 하지만, ‘AI가 썼다’고 밝히는 경우는 별로 없어 독자를 속이는(cheating) 행위라는 지적이 나온다. 교보문고 등 국내 대형 서점도 “AI 책 저자가 얼마나 많은지 확인이 힘들다”고 털어놓았다.

AI 출판물의 품질은 교양·입문서를 짜깁기한 수준에서 전문 분야 교수들의 연구를 집대성한 듯한 수준까지 천차만별이었다. 저작권 침해를 포함해 사람이 쓴 것처럼 독자를 오인케 하는 등 AI의 출판 생태계 교란이 시작됐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인터넷 교보문고에 등록된 A출판사는 2024년 8월부터 이달 5일까지 9175권의 책을 출간했다. 청소년용 수학책부터, 주식 투자서, 심리학 등 거의 전 분야에 걸쳐 하루 평균 21권을 펴내고 있다. 민음사 같은 대형 출판그룹이 많을 때 한 달에 스무 권을 겨우 펴내는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분량이다. 이 출판사 홈페이지에는 ‘AI 툴’을 ‘작가 회원’에게 제공해 책을 펴낸다고 되어 있었다. AI 툴이 소재와 스토리 구조, 문체 등을 조언하고, 검색에 최적화된 제목도 추천해 준다고 했다.

장사가 될까. 많이 팔린 책은 없다고 전해졌다. 출판계 관계자는 “베스트셀러는 못 만들어도 저비용으로 우후죽순 책을 내면 한두 권씩만 팔아도 이익을 모을 수 있다”며 “권당 판매량은 적지만 넓고 다양하게 파는 ‘와이드 셀러(Wide seller)’ 출판사인 셈”이라고 했다.

문제는 AI로 쓴 책이 얼마나 많은지 아무도 모른다는 점이다. 독자도 내가 읽는 책이 AI가 썼는지 알기 어렵다. 서점조차 모르고 있었다. 교보문고나 예스24 등은 출판사가 책을 등록할 때 AI가 쓴 책은 따로 분류하도록 ‘권고’하고 있지만 제대로 등록됐는지 검증할 수단이 없다. A출판사의 책도 사람 저자가 쓴 것으로 분류돼 있었다.

 

본지 취재가 시작되고 교보문고는 AI 출판사와 관련해 내부 경영 감사를 시작했으나 판매 금지 등 제재를 할 수는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설령 AI가 쓴 책이 ‘양서(良書)‘가 아니라고 해도 헌법이 보장하는 출판의 자유를 침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 교보문고 관계자는 “서점 차원에서는 책 홍보를 하지 않는 등의 소극적인 방법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콘텐츠 관리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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