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① 예술과 자본의 알고리즘이 가장 극명하게 작용하는 예술 동네는 어디일까? 바로 미술계가 아닐까. 흔히들 미술을 ‘자본의 꽃’이라 미화하는데, 냉·온탕을 넘나들기는 다른 영역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이다. 유난히 돈의 논리가 많이 작용하는 분야이기 때문에 작품의 미적 가치보다는 대중의 기호와 작품의 가격에 따라 그 층위가 결정되곤 한다.
② 현장 집계된 7만(프리즈), 8만(키아프) 단위의 관람객 숫자는 아트페어가 하나의 사회적 축제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준다. 세계 어느 나라보다 빠른 변화를 갖는 게 우리 사회의 속성이라지만, 페어와 전시에 대한 최근 고조된 대중의 열기는 놀랍지 않을 수 없다.
③ 프랑스 사회학자 피에르 부르디외에 따를 때, 미술의 자본에는 경제자본뿐 아니라 문화자본 및 상징자본이 주요하게 작용한다. 예컨대 아트페어에서 환영받는 이들은 당연히 경제자본의 주역인 부유층이지만, 중요하게 개입하는 기획자나 이론가는 문화자본을, 또 셀럽이나 파워블로거의 경우 대중적 명성으로 인한 상징자본을 보유한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이 자본들끼리 상호 전환되기도 한다.
④ 부르디외의 관점으로 보자면 아트페어에 참여하고 작품을 감상·구매하는 행위는 단순한 미적 취향의 소비가 아니라, 세련된 삶의 양식과 예술적 교양을 드러내는 자본의 축적 방식이다. 나아가 VIP 프리뷰, SNS 인증, 셀럽의 흔적은 사회적으로 승인된 상징자본으로 전화(轉化)되어 개인의 계급적 입지를 재구성하게 만든다. 이는 왜 사람들이 최근에 물적 소유뿐 아니라 경험의 향유에 쏠리는가를 설명해 준다.
⑤ 이는 개인의 경험이 상품화되는 것인데, 경험 자체가 물적 자산을 대치하는 셈이고, 문화자본이 빠르게 경제자본으로 바꿔지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어떤 이들은 사회적 위신과 네트워크 등 상징자본을 획득하여 계급 상승에 성공한다.

'코난의 5줄 기사 요약'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저물어가는 팍스 아메리카나 시대 (2) | 2025.09.27 |
|---|---|
| 덕후 픽 넘어선 귀멸의 칼날 (0) | 2025.09.25 |
| 중러 가스동맹, 세계 에너지 패권이 흔들린다 (0) | 2025.09.25 |
| 텍스트힙? 누가 작명했는지 참 없어 보인다 (0) | 2025.09.25 |
| 비엔나 서클, 혼돈에 빠지다 (0) | 2025.09.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