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난의 5줄 기사 요약

AI번역기가 대신할 수 없는 것

에도가와 코난 2025. 4. 3. 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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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중에서도 번역 기능이 놀라웠다. 상대방이 사용하는 외국어가 몇 초 만에 한국어로 번역됐고, 내가 말하는 한국어도 외국어로 금방 번역돼 표시됐다. 모르는 외국어를 쓰는 상대방과 의사소통하는 데 큰 지장이 없을 것 같다. 인공지능(AI) 기술이 더 발전하면 실시간 통역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대면해 입으로 소통하는 것은 번역기를 통한 의사소통과는 차원이 다르다. 우리는 말을 주고받으며 상대방의 눈빛과 표정을 통해 그 사람의 마음을 읽을 수 있다. 또한 상대방의 몸짓을 보고 성격을 가늠할 수 있다. 이러한 대면 소통 덕분에 우리는 인간으로서의 유대감을 느끼고 인류애를 확인할 수 있다. 우리가 극장에서 외국 영화를 볼 때 더빙보다 자막을 선호하는 이유는 배우의 목소리를 직접 들으면서 목소리의 톤과 말투를 통해 인물을 더욱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 중요한 건 언어를 배우는 것이 새로운 세계를 이해하는 과정이라는 점이다. 언어에는 그 사회의 삶의 방식, 가치관, 세계관이 녹아 있다. 외국어를 배우면서 우리는 다른 언어권의 인생관과 문화를 이해하고, 세상을 더 넓은 시각으로 바라보게 된다. 우리의 사회와 문화도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된다.

스페인은 내가 유학 생활을 하던 30년 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보다 경제력이 두 배나 높았다. 그러나 외국어를 배우는 데 그리 열심이지 않았고 해외로 나가는 유학생, 비즈니스맨도 많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머지않아 스페인이 한국에 따라잡힐 것이라고 예상했고, 실제로 우리나라가 스페인의 경제력을 추월했다. 최근 들어서야 스페인 대학에도 한국어·중국어·일본어학과가 개설되며, 아시아 언어를 배우는 학생들이 급증하고 있다.

역사를 돌아보면 외부에 관심을 갖고 세계로 나아간 민족들이 성공을 거둔 사례가 반복돼 왔다. 인터넷과 AI 기술의 발전으로 집에 앉아서도 세계 소식을 접하고 외국어를 손쉽게 번역할 수 있게 됐지만, 밖으로 나아간 민족들이 성공을 거둔 역사의 흐름은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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