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난의 5줄 기사 요약

톨스토이는 왜 불륜의 여주인공을 사랑했을까

에도가와 코난 2024. 7. 29.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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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륜’은 도덕률에 대한 배반이다. 꼭 사랑해서 결혼했거나 내내 사랑해온 부부가 아닐지라도, 혼인 상태에서의 불륜은 두 당사자 간 약속을 넘어 가족, 사회, 법, 때로는 신앙의 ‘신성한’ 서약을 깨뜨리는 행위에 해당한다. 그래서 사사(私事)임에도 공사(公事)다.

순수하고 이상적이어서, 또는 삶을 깊이 경험하지 못해서 그런지 모르겠다. 경험과 사유의 폭이 제한되어 있으면, 단죄도 쉽다.

사교계 질서(decorum)를 깨뜨리지 않는 한도 안에서 당시 사회가 불륜을 허용했음에도 안나가 그 룰과 타협하지 않는 이유는 단 하나, 스스로 기만하고 싶지 않아서다. 사랑에 전부를 걸어서다.
 
톨스토이가 그려내려 한 것은 살아 숨 쉬는 개인 욕망과 그 위에 군림하는 제도적 계율의 불가피한 공생 관계였다. 둘 중 어느 한 편 손을 완전히 들어줄 수 없었던 그는 개인의 탈선은 징계하되(안나는 기차에 뛰어들어 자살한다), 도덕을 논하는 사회의 이중성에도 비난을 가했다. 

세상은 당장의 심판을 요구하지만, 문학은 그러지 못한다. 상황은 하나여도 사정은 각양각색이고, 다른 입장에 서면 달리 말할 수 있음을 알기 때문이다. 문학은 대신 이해를 구한다. 톨스토이는 소설 맨 앞에 성경 구절을 적어놓았다. ‘복수는 나의 것, 내가 갚으리라.’ 복수는 하나님 일이니, 인간은 악을 악으로 갚지 말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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