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① 1970년대만 해도 집에서 쥐를 자주 봤다. 낮엔 부엌 작은 하수도 구멍으로 나타났고 밤엔 천장을 뛰어다녔다. 쥐덫을 부지런히 놨지만 역부족이었다. 쥐는 생후 5주만에 임신을 시작해 3주 만에 새끼를 낳는다. 쥐 한 쌍은 1년 뒤 1000마리로 불어난다.
② 쥐는 먹거리를 두고 인간과 오래 경쟁했다. 인간과 서식지가 겹치는데다 인간이 먹는 모든 것을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대식가여서 어떤 종은 하루에 자기 몸무게의 세 배까지 먹는다. 조선 실학자 정약용은 “곡식을 축내고 물건을 망가뜨리니 백성의 피가 마르고 뼈마저 마른다’고 한탄했다. 1970년대 초까지도 한 해 곡물 생산량의 8%를 쥐가 먹었다. 1970년 농림부는 1차 쥐잡기 캠페인으로 쥐 4300만 마리를 잡아 106만석의 양곡 손실을 막았다. 쥐를 잡아 꼬리를 동사무소에 내면 보상금으로 5원을 주던 시절이었다.
③ 대항해시대 신대륙으로 떠나는 유럽 범선은 쥐 잡는 ‘쉽캣’(ship cat)을 반드시 태웠다. 지금은 애완견으로 사랑받는 요크셔테리어와 미니어처 슈나우저는 원래 쥐잡기 용도로 개량된 종이었다. 그래도 살아남은 쥐가 신대륙과 남태평양 섬들로 들어갔다.
④ 그러나 쥐는 야누스의 두 얼굴을 가졌다. 인류의 생명을 살리는 신약은 실험용 쥐의 희생 덕에 세상에 나온다. 의외의 효용도 있다. 내전을 겪은 캄보디아는 후각이 발달한 감비아 주머니쥐를 훈련시켜 지뢰 수색에 투입하는데 사람보다 몇 배나 더 지뢰를 잘 찾는다고 한다. 일부 지역에선 식용으로 쓴다. SF 영화 ‘데몰리션 맨’에선 햄버거용 고기 패티로 등장한다.
⑤ 쥐는 지금도 안 보는 곳에서 우리와 공존하고 있다. 뉴욕 지하에는 200만 마리가 산다. 병 주고 약 주는 관계도 계속될 것이다. 쥐가 퍼뜨리는 질병에서 완전히 벗어날 방법도 없어 보인다.

'코난의 5줄 기사 요약'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집값은 뉴욕, 세금은 서울처럼' 이라는 그릇된 환상 (1) | 2026.05.11 |
|---|---|
| GDP 2800조인데 시총은 6100조, 프리미엄 구간 진입했다 (0) | 2026.05.11 |
| "인간 소설가는 내리막길서 달리기하는 신세, AI소설 선 넘으면 그땐 절필" (0) | 2026.05.08 |
| 인간 기자의 마지막 '뻗치기', AI는 조용히 그 노하우를 삼켰다 (1) | 2026.05.08 |
| "AI, 극단 주장 걸러내" SNS가 부추긴 양극화 해결할까 (0) | 2026.05.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