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① 세종의 즉위 전 이름은 도(祹)였다. ‘복을 내린다’는 뜻으로 아버지 태종이 직접 지었다. 정조의 이름은 산(祘)이었다. ‘살피고 헤아린다’는 의미다. 둘 다 일상에선 좀체 쓰지 않는 한자다. 일부러 희귀한 한자를 골라 왕의 이름으로 쓴 배경에는 조선 왕실 나름의 배려가 있었다.
② 존경하는 이의 이름을 피해서 짓는 유교 전통을 ‘피휘(避諱)’라고 한다. 왕이 大, 天, 明처럼 흔한 글자를 썼다가는 백성들의 불편이 뻔했다.
③ 이제 자식 이름 짓는 데 아무런 제한이 없다. 한글 이름도 많아지는 추세다. ‘우람’이나 ‘슬기’처럼 씩씩하고 지혜로운 삶을 바라기도 하고, ‘가을’이나 ‘노을’처럼 아이의 삶이 한 편의 풍경화 같기를 기원하기도 한다.
④ 그래도 이 특이한 글자들은 대법원의 인명용 한자 9389자에 포함된 경우다. 최근 헌법재판소는 딸 이름에 ‘예쁠 래(婡)’를 넣으려다 관청에서 거부당한 부모의 헌법소원을 기각했다. 자녀의 이름을 짓는 것은 부모의 소중한 권리지만, 이 숫자 밖의 한자는 정부 전산 시스템에 입력할 수 없다고 한다. 헌재는 이로 발생하는 문제를 막으려면 기존 틀을 유지해야 한다고 봤다.
⑤ 자식의 이름에는 부모의 소망이 고여 있다. 건강과 장수, 지혜와 재물 중 어느 것 하나 놓치고 싶지 않은 것이 부모 마음이다. 하지만 너무 어렵고 무거운 한자를 쓰면 아이가 이름의 기운에 눌린다는 속설도 있다. 분명한 건 모든 부모가 이름이 자식 삶의 굴레가 아니라 스스로 제 인생의 색채를 마음껏 채워 넣을 수 있는 넉넉한 여백이 되기를 바랄 것이란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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