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난의 5줄 기사 요약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에도가와 코난 2026. 4. 12. 00:10
728x90
반응형

 

①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주요국 부동산 보유세 실효세율을 비교한 기사를 공유했다. 우리나라는 0.15%로, 미국 뉴욕(1%)이나 일본 도쿄(1.7%)는 물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0.33%)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내용이다. 정부·여당은 우리나라의 부동산세가 너무 적기 때문에 투기를 잡지 못한다고 보는 듯하다. 이 대통령의 보유세 언급이 지방선거 이후 인상의 명분을 쌓기 위한 ‘빌드업’으로 받아들이는 이유다. 

② OECD는 매년 회원국의 ‘세금통계(Revenue Statistics)’를 낸다. 지난해 말 나온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우리나라의 재산세는 국내총생산(GDP)의 3.1%다. OECD 평균(1.7%)은 물론, 일본(2.7%)이나 미국(2.9%)보다 높다. 저마다 통계 숫자를 인용하며 누구는 높다, 누구는 낮다고 하니 헷갈린다. 오죽하면 미국 작가 마크 트웨인이 “거짓말에는 세 종류가 있다. 거짓말, 새빨간 거짓말, 그리고 통계”라고 자서전에 썼을까.


그렇지만 OECD 기준에 따르면 재산세(property tax)는 보유세(recurrent tax)에 상속·증여세(estate and gift tax), 취득세(acquisition tax) 등을 합친 것이다. 미국은 전체 재산세 8058억 달러 가운데 보유세가 7283억 달러로 거의 대부분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재산세 74조원 가운데 보유세(22조원)보다 상속·증여세(14조원)와 취득세(37조원)가 훨씬 많다. 취득세에 포함되는 증권거래세와 농어촌특별세 9조원을 제외해도 부동산세가 적다고 할 수는 없다.

보유세 실효세율은 통계 가운데 원하는 숫자만 골라낸 셈이다.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지만, 거짓말쟁이들은 숫자를 이용할 궁리만 한다”는 통계학자 캐럴 라이트의 말이 떠오른다.

 

보유세 인상, 필요하면 해야 한다. 미국식 보유세 1%도 좋다. 다만 보유세는 처음에 구입한 값을 기준으로 매기고, 보유세 낸 만큼 소득에서 빼 주고, 양도 차익이나 상속에도 거의 과세하지 않는 미국 세제를 반영한다면 말이다. 다른 건 놔두고 보유세만 올리겠다고? 물건에 세금을 매기면 값은 오르고 거래는 준다. 세금 올려 집값 잡겠다던 노무현·문재인 정부에서 벌어진 일을 모두 보지 않았나. 이런 논의를 떠나 구입할 때 취득세 내고, 보유하면서 재산세 내고, 팔 때 양도세까지 내는 주택 소유자는 무슨 죄인가. 가혹한 세금은 호랑이보다 무섭다.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