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① 이번 주 이란은 ‘여명의 열흘(Daheye Fajr)’ 절기를 지나고 있다. 1979년 프랑스 파리에 망명 중이던 호메이니가 귀국한 2월 1일부터 팔레비 왕조가 무너진 2월 11일까지의 열흘이다. 매년 이란은 혁명 축제 기간으로 이 열흘을 기념한다. 올해도 이란 주요 인사들이 축하 행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분위기는 예년과 사뭇 다르다.
② 혁명 47주년을 맞는 올 초 너무 많은 시민이 죽었다. 이란 정부는 3117명 사망 사실을 공식 발표했다. 그러나 일부 외신과 시민단체는 3만명 이상 사망설을 이야기한다. 정부의 강력한 진압으로 시위는 잠잠해졌고, 평온을 되찾은 듯 보인다. 그러나 혁명 체제의 시효는 다해가고 있다. 권력자들은 외세의 사주를 받은 불순분자들의 폭동 때문이라 말하지만, 정부의 부패와 무능으로 인한 경제난에 분노한 시민들의 죽음이 다수였다. 배고픈 백성을 사살한 정권이 영속할 수는 없다.
③ 다만 내연성은 높아졌지만 정치 변동을 안에서 발화시킬 불쏘시개가 보이지 않는다. 지배 연합은 분열되지 않았고, 저항을 견인할 상징적 반체제 인물도 없다. 이 시점에 트럼프가 나서고 있다. 미 항모 전단을 중동에 급파했다. 최고 지도자 참수 작전부터 핵 시설 공습, 혁명수비대 거점 타격 등 다양한 공격설과 함께 협상설도 나온다. 지난 주말부터 튀르키예에서 미국과 이란 고위 인사 간 직접 대화가 진행 중이라는 보도가 예사롭지 않다.
④ 세 번째 시나리오는 현 체제를 유지하되 압박과 회유를 통해 미국이 원하는 방향으로 유도하는 전략이다. 정권 교체(regime change)가 아닌 정권 변환(regime transformation)이다. 87세의 고령인 하메네이는 언제 유고 상태에 빠질지 모른다. 무리한 참수작전보다는 종교 이념에 사로잡힌 성직자 권력을 무력화하고, 대안으로 기득권 세력 중에 미국에 협력할 수 있는 세력을 선별하여 손잡는 편이 낫다는 시각이다.
⑤ 그럼에도 세 번째 시나리오에 눈길이 가는 이유는 트럼프 입장에서 가장 덜 부담스러운 선택지이기 때문이다. 미국이 무력 위협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실행은 만만치 않다. 일방적 군사행동은 자칫 이란 국민을 반외세로 결집시키고, 하메네이를 순교자로 만들 수 있다. 이란 체제의 내구성은 이미 약화됐고, 최고 지도자의 기대 여명도 하루가 다르게 줄고 있다. 섣부르게 왕정복고나 민주화에 개입하면 덧난다. 최대 압박과 회유를 병행하며 권부 내 주요 인사를 설득, 이란이 미국의 요구를 수용하도록 유도하는 편이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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