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① 지난해 10월 축구장 270개 크기의 세계 최대 쇼핑센터 이란몰(Iran Mall)을 지은 이란의 아얀데(Ayandeh) 은행이 파산했다. 이 은행은 금융위원회에서 상한선으로 막아 놓은 이자보다 무려 4%포인트 더 많은 이자를 지급하면서 수신고를 늘렸다. 다단계 영업(Ponzi scheme)과 매우 유사하게, 꾸준히 들어오는 신규 예금으로 초기 투자자들에게 이자를 지급했다. 그 결과 2013년 출범한 아얀데 은행은 2017년 이란 내 은행 예금액의 7.6%를 차지하는 기록을 세웠다. 더 큰 문제는 막대한 자금을 주로 부동산에 투자했다는 점이다. 대출금 중 약 70%를 아얀데 은행이 전액 출자한 자회사 이란몰 개발사에 제공했다.
② 아얀데 은행은 핵협정이 타결돼 외국인 투자가 몰려오면 수익 창출의 동력이 될 것이라는 희망으로 이란몰을 지어 2018년 문을 열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같은 해 5월 8일 이란과 맺은 핵협정에서 탈퇴하고 경제 제재를 다시 부과하면서 아얀데 은행은 파산의 늪에 잠기기 시작하였다.
③ 널뛰는 환율에 전자제품을 수입하는 상인들이 가장 많이 화를 내기 시작했다. 서울로 치면 용산 전자상가라고 부를 수 있는 테헤란의 알라에딘과 차하르수 전자상가 상인들이 가장 싼 휴대전화마저도 가격이 부담스러워 사러 오는 사람이 없는 현실을 더는 참을 수 없다면서 지난해 12월 28일 각각 상점문을 닫고 정부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란에서 가장 큰 테헤란 대(大) 바자르(Bazar)의 상인들도 동조하며 나섰다. 놀란 정부는 상인들을 어르고 달랬다. 정부의 경제 실책을 인정하며 중앙은행 총재를 교체하고, 요구 사항이 무엇인지 대화를 하겠다고 자세를 낮췄다.
④ 1979년 이란 혁명이 성공한 이래 크고 작은 시위가 있었지만, 상인들이 주도한 시위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상인들은 어지간하지 않으면 시위에 가담하지 않는다. 정국이 안정돼야만 물건을 하나라도 더 팔 수 있기에 대체로 친정부적이다. 그런데 그런 사람들이 경제 실정을 꼬집으며 거리로 나섰으니 놀라운 일이었다.
더욱이 1979년 이란 혁명의 주역이 바로 상인들이었기에 정부가 느끼는 심적 부담감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무거웠다. 그래서 정부는 한껏 자세를 낮추고 상인들의 요구에 귀를 기울이며 환율 및 보조금 해결책을 제시했다. 그러나 경제를 엉망으로 만든 권력층의 부패를 적발해 처벌하겠다는 약속이 빠졌다.
⑤ 1979년 혁명으로 막을 내린 파흘라비 왕조를 세운 레자 샤의 이름을 부른 시위대의 목소리가 압권이었다. 성직자들의 특권을 막고 정부 통제 아래 둔 레자 샤를 기억하면서 “레자 샤여, 편히 잠드소서(레자 샤 루하트 샤드)”라고 외쳤다. 이슬람 정부가 몰아낸 왕정을 세운 왕의 이름을 부르며 이슬람 공화정이 싫다는 감정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이란 정부의 강경 진압으로 시위의 불씨는 꺼졌다. 외국 세력이 조장한 폭동이냐, 아니면 순수한 민주주의 시위냐, 사망자가 3117명이냐, 4만3000명이냐, 아니면 더 많냐를 두고 입씨름을 벌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위대를 지원하겠다면서 지난달 14일에 이어 현재도 이란에 대한 공격 자세를 풀지 않고 있지만, 시위대를 도와 이란 체제를 무너뜨리겠다는 마음보다는 시위를 빌미로 이란의 핵 개발 야심을 끊어 놓겠다는 계산이 앞선다. 이란은 미국이 공격하면 중동 전쟁으로 번질 것이라고 경고한다. 2026년 2월 3일 현재 시계 제로의 이란을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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