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① 한 걸음 더 나아가 약물로 능력을 ‘향상’시키거나 극도로 힘을 ‘강화’시켜 경쟁한다면 이를 여전히 스포츠로 받아들여야 할까, 아니면 그저 볼거리로 치부해야 할까.
② 2026년 5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인핸스드 게임(Enhanced Games·강화 경기)’이 열린다. 출전 선수는 경기력 향상을 위해 약물은 물론이고 최신 기술로 기능이 향상된 장비를 사용할 수 있다. 종목은 육상(육상 100m, 허들 100·110m), 수영(자유형 50·100m , 접영 50·100m), 역도 등이다. 종목당 상금 25만 달러(약 3억6000만 원)에 세계기록을 경신하면 100만 달러가 제공된다. “우승하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13년간 벌 만한 금액을 한꺼번에 받을 수 있다”고 한다. 세계반도핑기구(WADA)의 규정을 준수하는 선수도 참가할 수 있다.
③ 벤처캐피털리스트들로 구성된 대회 투자자들이 개설한 홈페이지를 보니 ‘엘리트 스포츠의 새 시대’를 선포하며 ‘과학으로 스포츠를 재탄생시킨다’고 주장한다. 황당해 보이지만 이 계획이 뜬금없는 건 아니다.
④ 식품·스포츠 엔터테인먼트 기업인 ‘델라웨어 노스’가 2015년에 발간한 ‘스포츠의 미래’ 보고서는 이보다 더 극심한 경쟁을 예측했다. 이 보고서는 미래 스포츠를 경기장, 중계, 스폰서십, 팀과 리그, 팬, 티케팅 등으로 나눠 전망했는데, 선수 항목에는 놀라운 예측이 많다. 1만 시간의 노력보다 한 알의 약이 위대한 선수를 만드는 시대가 되는 것이다.
⑤ ‘인핸스드 게임’이 자칫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것은 아닐까. 스포츠의 본질과 공정성, 정직성이라는 가치 위에 경쟁과 쾌락, 돈이라는 불편한 진실이 놓인 모습 말이다. 2026년, 우리는 ‘새로운 스포츠’를 보는 것이 아니라 스포츠를 바라보는 우리의 태도를 시험하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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