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난의 5줄 기사 요약

놀기 좋아하는 대한민국이 만든 혐로(노동) 사회

에도가와 코난 2025. 5. 19.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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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부터 꼭 60년 전인 1965년, 박정희 대통령은 신년 벽두 연두교서에서 새해를 ‘일하는 해’로 선포했다. 증산, 수출, 건설 등과 같은 단어가 풍미했던 그때 그 시절, 그 이듬해는 ‘더 일하는 해’로, 그리고 그다음 해는 ‘전진의 해’로 지정되었다. 오늘날 감각으로는 아무리 뜬금없고 촌스러워 보여도 그게 한때 우리나라의 시대정신이었다. 착한 흥부 대신 놀부의 생활력이 재평가받기 시작한 것 또한 1960년대 말이었다.

한국의 급속한 경제성장 이면에는 이러한 전대미문의 ‘근면혁명’(Industrious Revolution)이 있었다. 그 무렵,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의 가시적 성과가 하나둘씩 드러나자 사람들 사이에는 ‘하면 된다’는 자신감이 생겨났다.

물론 그것에 어두운 측면도 분명히 있었으니 장시간 노동과 저임금, 열악한 노동 조건이 대표적이다. 1970~80년대 유난히 거세고 거칠었던 한국의 노동운동이 이를 방증한다. 그 시련의 결과였을까, 지금 우리나라를 악명 높은 노동 착취 국가나 노조 억압 국가로 평가하는 시선은 국제적으로 거의 없다. 일하는 사람의 ‘천국’은 아닐지 몰라도 최소한 ‘지옥’은 아니다. 오늘날 한국의 노동 문제는 오히려 다른 데 있다. 최근 우리나라는 노동 자체를 싫어하고 미워하는 ‘혐로(嫌勞)사회’로 급변하고 있다.

그런데 오늘날 우리는 워라밸을 삶과 노동의 상호 배타적, 상호 모순적 관계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노동은 삶 혹은 삶의 일부가 아니라는 생각이다. 

 

⑤ ‘경제는 심리’라는 말은 괜히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 사회가 다시 성장을 이야기하려면 무엇보다 지도자 스스로 근면과 성실, 그리고 정직의 롤 모델이 되어야 한다. 그런 다음 모두가 열심히 일하는 사회의 분위기 메이커가 되어야 한다. 말이 아닌 행동으로 말이다. 일은 삶의 반대가 아니라 삶을 지탱하는 원동력이다. 바로 그런 정신으로 지난날 우리는 지금 같은 경제 대국의 초석을 깔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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