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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한은 총재가 기재부를 찾은 건 정부 수립 이후 처음이다. 기재부 장관의 한은 방문은 한은법 개정 이후 네 번 있었다. 경제부총리·한은 총재·금융위원장·금융감독원장이 참석하는 거시·금융 정책 최고책임자들의 정례 모임인 ‘F4’가 최근 금리와 가계빚을 둘러싸고 삐걱대는 양상이 노출됐다. 이런 와중에 두 기관의 책임자가 ‘입을 맞추는’ 이벤트를 벌였다는 점에서 모양새는 괜찮았다.
② 한은의 독립성을 의심하는 ‘한은사(韓銀寺)’ ‘재무부 남대문출장소’라는 한은 비하 표현은 그 후로도 사라지지 않았다.
③ 오랫동안 서로 체면을 봐서 비워두던 자리를 정부가 굳이 참석하는 바람에 정부와 한은 간의 정책 불화를 상징하는 인증샷으로 역사에 남았다.
④ 지난 4월 칼럼(‘창드래곤’이 시끄러운 까닭은)에서 쓴 것처럼, 한은은 더 이상 ‘한은사’가 아니다. 돌봄서비스 외국인 노동자 활용, 농산물 수입 검토 필요 등 각이 날카롭게 서 있는 보고서를 발표하며 우리 사회에 구조개혁이 시급함을 강조해 왔다. 한은 총재의 기재부 방문은 총재 개인의 자신감과 함께 한은 조직에 남아 있던 정부에 대한 피해의식이 사라졌음을 보여준다.
⑤ 대통령실이나 여당 정치인의 금리 언급을 쿨하게 받아들이는 것도 자신감의 산물이다. 역설적으로 한은의 독립성이 흔들리면 이런 반응이 나오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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