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난의 5줄 기사 요약

AI 프렌드

에도가와 코난 2026. 4. 14. 00:03
728x90
반응형

 

가즈오 이시구로의 소설 <클라라와 태양>에는 인간의 친구가 되기 위해 만들어진 존재가 등장한다. ‘인공지능(AI) 프렌드’ 클라라다. 클라라는 병든 소녀 조시를 돌보며 중요한 사실을 깨닫는다. 인간을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어떤 내면의 본질이 아니라 사람들과 맺는 관계라는 점이다. 인간의 감정은 타인과의 연결 속에서 형성된다.

전 세계 챗봇 사용자는 수억 명 규모로 확대된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Z세대는 인간보다 AI에게 고민을 더 쉽게 털어놓는다는 조사도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인구 10만 명당 정신건강 전문가는 평균 13명에 불과하다. 증가하는 상담 수요를 인간 사회가 감당하지 못하면서 그 공백을 AI가 메우고 있다.

대표적 챗봇 서비스인 ‘레플리카’ 이용자의 상당수는 AI를 친구나 연인처럼 인식한다고 답한다. ‘워봇’, ‘와이사’ 같은 서비스는 디지털 상담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 일본에선 가상 캐릭터와 결혼식을 올린 이가 등장했고, 미국과 유럽에선 AI에 과도하게 몰입해 현실 관계가 단절되는 사례도 보고된다.

사람들이 AI에게 마음을 털어놓는 이유는 AI가 더 따뜻해서라기보다는 인간관계가 요구하는 책임과 상호성을 감당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일지 모른다. 접속만 하면 위로를 얻을 수 있는 ‘감정의 소비재’가 등장한 셈이다. 

 

프랑스 철학자 모리스 메를로 퐁티는 자아가 타자와의 상호작용 속에서 형성된다고 봤다. 인간은 갈등과 오해, 회복의 과정을 통해 감정을 성숙시킨다. 그러나 AI는 살아 있는 몸과 감정을 지니지 않는다. 그가 말한 의미의 상호작용은 성립하기 어렵다.

AI와의 대화가 늘어날수록 감정은 사람 사이에서 교류되기보다 개인 안에서 소비되는 경험으로 변할 수 있다. 사람과 부딪히며 다듬어지던 감정이 점점 AI에 외주화되는 것이다. 이때 나타날 수 있는 현상이 ‘정서적 사일로화(emotional siloization)’다. 감정이 사람 사이가 아니라 AI와의 일대일 관계 속에 고립되는 현상이다.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