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① “제가 레드팀 이런 거 좋아해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월 기자회견에서 이혜훈 전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의 투기 의혹에 대한 판단이 어렵다면서 한 말이다. 그는 “한쪽 얘기만 듣고 판단하는 건 그리 바람직하지 않다”며 레드팀의 효능을 강조했다. 보수 진영의 장관 후보자를 고른 것도 레드팀 역할을 바란 것이었다. 결국 인사 실패로 끝나 ‘탕평 쇼’라는 비난까지 받았지만, “반대쪽 이야기를 들어보려고 한다”는 이 대통령의 실용주의적 진심은 각인됐다.
② 레드팀은 1960년대 미군의 모의전쟁 훈련에서 나온 용어다. 아군을 블루팀, 가상의 적군을 레드팀으로 구분해 훈련하며 약점을 찾던 것이 동질적 집단이 빠질 수 있는 오류를 발견하는 방법론으로 자리 잡았다. 이 대통령은 부처 업무보고 때도 ‘레드팀 본능’을 드러낸다. 보고 내용의 허점을 파고들어 “그래서 어쩌라고” 등의 퉁명스러운 말을 내뱉기도 한다.
③ ‘똑부(똑똑하고 부지런한)’형 리더이자 꼼꼼한 법률가인 이 대통령의 눈에 차지 않았을 입법 과정과 결과물이 적지 않았다. 지난해 11월 민주당이 대통령의 형사재판을 임기 중 자동 중지하는 법안을 ‘국정안정법’이라는 이름으로 추진했다가 철회한 것도 그런 사례다. 과잉 충성이라는 비난 여론에 대통령실은 “논란만 있고 실익이 없다”고 제동을 걸었다.
④ 야당 주장에 굴복하는 게 아니냐는 걱정일랑 접어두기 바란다. 헌정 질서를 파괴한 망상적 계엄에서 아직도 벗어나지 못한 채로 “사법 파괴 악법”을 외치는 국민의힘 주장은 유체이탈 화법일 뿐이다. 그것보다 이 대통령이 사법 3법의 최대 수혜자로 의심받는 상황을 레드팀 역할로 떨쳐내는 게 우선이다.
⑤ 거부권의 헌법상 명칭은 재의요구권이다. 정치 갈등의 산물이었기에 거부권이 더 익숙한 표현이 됐지만, 대통령이 이의를 달아 국회에서 재논의하게 하는 과정은 견제와 균형의 헌법 원리가 반영된 대승적 가치가 녹아 있다. 이 대통령이 사법 3법에 재의요구권을 행사하는 건 당장의 당·청 관계엔 불편한 일이 되겠지만, 국민과 국익을 지킨 레드팀의 업적으로 헌정사에 기록될 수도 있다.

'코난의 5줄 기사 요약'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스스로 배우고 고치고 남기는 AI, 몇 분만에 '한 세대' 건너뛴다 (0) | 2026.03.10 |
|---|---|
| '플러팅' 시대의 사랑 (0) | 2026.03.10 |
| 제2의 유홍준이 나올 수 없는 이유 (0) | 2026.03.10 |
| 미국, 10년 내 '달나라 도시' 건설 가능할까 (0) | 2026.03.09 |
| 우표 마약 (0) | 2026.03.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