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① 29일(한국 시각)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린 ‘배틀 오브 더 섹시스(Battle of the Sexes)’ 테니스 대결. “무조건 내가 이긴다”고 호언장담하던 여자 세계 1위 아리나 사발렌카(27·벨라루스)는 남자 테니스 671위 닉 키리오스(30·호주)에게 0대2(3-6 3-6)로 허무하게 무릎을 꿇었다. 사발렌카는 2세트 타임아웃 때 벤치로 향했다. 열세인 상황에서 숨을 고르며 반격의 실마리를 찾으려는 시도가 아니었다. 갑자기 경기장에 ‘마카레나’ 노래가 울려 퍼졌고, 사발렌카는 리듬에 맞춰 춤을 췄다. 코트는 순식간에 ‘예능 무대’로 둔갑했다.
② 사발렌카와 키리오스는 경기 도중 춤을 추고, 묘기 서브를 선보이는 등 시종일관 가볍고 느슨한 태도로 코트를 누볐다. 승부의 박진감을 높이기 위해 사발렌카 쪽 코트를 9% 더 작게 하고, 남자 선수가 강한 서브를 구사하는 데 애를 먹도록 첫 서브에 폴트(fault)가 나오면 그대로 실점하는 특별 규칙을 적용했다. 하지만 너무 싱겁게 승부가 끝나면서 “여자 테니스의 위상만 떨어뜨린 자충수”라는 비판이 나왔다.
③ 1973년 처음 시작된 테니스 성 대결은 스포츠 역사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메이저 대회 여자 단식에서 24차례나 우승한 마거릿 코트(호주)는 은퇴한 남자 선수 보비 리그스(미국)와 처음으로 맞붙었다. 당시 55세였던 리그스가 “어떤 여자 선수와 붙어도 이긴다”고 말하면서 대결이 성사됐고, 결과는 2대0 리그스의 완승이었다.
④ 하지만 얼마 뒤 당시 전성기였던 빌리 진 킹(미국)이 다시 리그스에게 도전장을 내밀었고, 3대0 승리를 거뒀다. 킹의 승리는 남녀 상금 격차를 없애는 등 테니스계 ‘성 평등’ 논의에 불을 붙인 결정적인 장면이 됐다. 메이저 대회인 US오픈은 킹이 리그스를 꺾은 직후인 1973년 대회부터 남녀 단식 우승 상금을 동일하게 책정했다. 4대 메이저 중 마지막까지 버티던 윔블던도 2007년부터 성별 구분 없이 같은 상금을 지급하고 있다.
⑤ 이처럼 테니스 성 대결도 특색 있는 스포츠 이벤트의 하나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사발렌카와 키리오스의 맞대결은 성 평등에 기여한 역사적인 스포츠 사건을 상업적으로 활용하는 데만 열중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이번 이벤트는 ‘배틀 오브 더 섹시스’라는 이름을 붙였는데 이는 킹의 1973년 성 대결에서 따온 이름이다. 사발렌카는 또 경기 전 킹의 과거 업적을 언급하며 “여자 스포츠를 지키고 싶다” “내가 이기면 여자 선수들에게 좋은 메시지가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하더니 정작 코트에선 진지하게 경기를 하지 않아 비판을 자초했다. 영국 가디언은 “테니스 역사상 가장 어이없는, 여자 테니스의 자책골 같은 경기”라며 “사발렌카가 여자 테니스를 깎아내리는 빌미를 제공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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