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① 2010년대 초까지 ‘남미의 부국(富國)’이었던 베네수엘라가 세계 최빈국 수준으로 떨어지는 데는 10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세계 최대 원유 매장국인 베네수엘라의 2011년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1만2688달러로 러시아(1만3236달러), 브라질(1만2917달러)과 비슷했다. 하지만 2020년에는 1567달러까지 떨어졌다. 카메룬(1577달러), 캄보디아(1545달러)와 비슷해진 것이다. 베네수엘라는 2020년 이후에는 자료조차 공개하지 않고 있다.
② 하지만 논란의 여지 없이 베네수엘라로부터 배울 수 있는 한 가지를 꼽는다면 ‘정부 정책이 신뢰를 잃으면 나라가 무너진다’는 것이다.
③ 베네수엘라는 우고 차베스 정권(1999∼2013년) 시절 원유 수출 통제권과 복지 프로그램 운영 권한을 가진 고위 관료들이 부정부패를 일삼으며 막대한 부를 축적했다. 국민들은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 목적이 공익이 아닌 고위 관료들의 사익 추구에 있다고 인식하기 시작했다. 정책에 대한 신뢰가 무너진 것이다.
④ 정부 고위 관료들의 행동이 정책의 목표와 상충될 때, 국민은 정책의 의도와 정당성 자체를 의심하게 된다. 이렇게 신뢰가 상실되면 정책에 대한 순응 의지가 사라진다. 법과 제도를 따르지 않는 국민들이 많아지면서 결국 정책은 실패하고 심각하면 민주주의의 위기로까지 이어지게 된다. 반면 정부 정책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정부가 어려운 개혁 정책을 추진할 수 있는 정치적 자본이 된다. 정책 신뢰는 민주 정권의 필수적인 통치 자원인 셈이다.
⑤ 정책 신뢰 회복을 위한 노력들은 평가할 만하다. 다만 이번에도 말의 성찬에만 그친다면 집값 급등이 아니라 나라가 흔들릴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베네수엘라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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