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난의 5줄 기사 요약

삼전닉스 프롤레타리아 혁명

에도가와 코난 2026. 5. 30.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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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적 성과로만 보면 이번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서 벌어진 일은 21세기 ‘프롤레타리아 혁명’이라고 부를 만하다.

러시아혁명 때 노동자들이 떼죽음을 당하면서 쟁취한 로마노프 황실의 재산이 지금 돈으로 400조원 규모라고 한다. 역사가들이 이것저것 끌어들여 최대한 부풀린 액수라고 하는데, 여하튼 혁명 역사상 최고액이다. 그런데 한국의 두 회사 노동자들은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심지어 지도부 일부가 럭셔리 휴가까지 챙기면서 혁명에 필적하는 대가를 얻어냈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노동자가 보장받은 성과급 기준은 각사 영업이익의 10~12% 수준이라고 한다. 국내외 투자회사가 전망한 두 회사 영업이익 추정치를 중간값 기준으로 추산하면 3년간 성과급은 대략 260조원 규모다. 반도체 경기에 따라 더 줄 수도, 늘 수도 있지만 이런 방식의 성과급을 두 회사 노동자들은 향후 10년 동안 약속받았다고 한다. 쟁취가 아니라 그냥 횡재를 한 것이다.

돈이 노동자에게 풀렸다고 나쁜 건 아니다. 소비를 일으켜 내수가 확대되고 부동산 경기도 좋아진다. 두 회사 성과급 이슈로 이미 주식시장에서 유통·음식·화장품 등 소비재 내수주가 급등했다. 각자에게 돌아갈 돈이 수도권 신축 아파트값 수준이기 때문에 두 회사 셔틀버스가 지나다니는 경기도 아파트값이 폭등하고 있다고 한다. ‘셔세권’이란 신조어도 생겼다. 기회비용 측면에서 SK하이닉스급 반도체 기업 2개를 날리면서 얻은 노동자의 행복이다.

일론 머스크의 허장성세라는 시선도 있다. 하지만 높이 120m, 무게 5000톤의 스타십이 하늘로 치솟고, 로켓 타워가 일명 ‘젓가락’ 팔로 낙하하는 거대 발사체를 잡아내는 일이 실제로 일어나고 있다. 그래서 120조원이 들어오는 것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노동자가 받는 성과급이면 인류를 ‘다행성 종족’으로 만드는 기적을 일으킬 수도 있다. 기회비용 측면에서 한국은 스페이스X급 기업을 날린 것이다.

마르크스는 일찍이 공산당선언에서 “프롤레타리아가 혁명에서 잃을 것은 사슬뿐이요, 얻을 것은 전 세계”라고 했다. 21세기 연봉 1억원 노동자에게 사슬 따위는 있을 수 없다. 하지만 “얻을 것은 전 세계”라는 마르크스의 선동은 먹을 파이가 천문학적으로 불어난 지금 한국 상황에 딱 들어맞는 듯하다. 혁명은 반도체만이 아니라 조금이라도 이익을 낸 모든 산업에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돈벼락을 맞았다고 형제끼리 아귀처럼 달려들어 나눠 먹는 집구석이 성한 것을 본 적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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