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난의 5줄 기사 요약

증시 블랙홀 삼전닉스

에도가와 코난 2026. 5. 30.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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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학 입문서인 찰스 윌런의 ‘벌거벗은 통계학’에 빌 게이츠 비유가 등장한다. 동네 술집에 평균 연봉이 3만5000달러인 평범한 직장인 10명이 술을 마시고 있다. 그런데 억만장자인 빌 게이츠(연봉 10억달러)가 들어오는 순간 손님들의 평균 연봉이 260배인 9100만달러로 껑충 뛴다. 정상적인 범위를 벗어난 아웃라이어(Outlier·극단치)가 착시를 낳는 것이다.

주식시장에선 쏠림 현상이 착시를 일으킨다. 미 S&P 500 지수는 2023년 24% 올랐지만, 애플·엔비디아·마이크로소프트 등 이른바 ‘매그니피센트 7’이 111% 오르며 상승을 주도했다. 나머지 493개 종목의 수익률은 지지부진했다. 당시 7종목은 S&P 500 시가총액의 35%를 차지했다. 

최근 국내 증시의 삼전(삼성전자)·닉스(SK하이닉스) 쏠림은 기록적 수준이다. 두 회사의 시가총액은 코스피의 53%에 달한다. 1년 전엔 24%였는데 2배 이상으로 커졌다. 2000년대 초반 휴대폰 강자였던 노키아가 핀란드 증시의 70%를 차지했던 것을 빼곤 유례를 찾기 힘들다.

코스피가 상승했는데 90% 이상 종목이 하락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전·닉스에 투자할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다른 종목들을 팔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삼전·닉스가 증시 전체 자금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된 것이다. 당일 코스피 거래 대금의 약 90%가 삼전·닉스 단 두 종목에 집중됐다는 분석도 나왔다. 상상을 초월하는, 전무후무할 일이다.

케인스는 주식 투자를 미인대회 우승자 맞추기 게임에 비유했다. 내가 보기에 가장 예쁜 사람이 아니라 남들이 가장 예쁘다고 생각할 만한 사람을 찍어야 승리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지금 삼전·닉스 쏠림도 마찬가지다. 오를 것 같으니 사고, 사니까 오르는 현상이 반복된다. 반도체 실적이 투자자들이 기대하는 대로 순항하길 바라지만, 주가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는 진리만큼은 모두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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