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난의 5줄 기사 요약

10개월짜리 AI수석의 부산행 탈출

에도가와 코난 2026. 5. 4.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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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하정우 청와대 인공지능(AI) 미래기획수석 입장에선 그저 상대해야 할 많고 많은 기자 중 하나였겠지만, 네이버 시절부터 그와 인연을 맺은 나는 혼자 마음속으로 하 수석을 내 AI 가정교사로 생각해왔다. AI 관련 기술이나 트렌드 등 궁금한 게 있으면 그를 찾았고, 바쁜 와중에도 그는 항상 문과 눈높이에 딱 맞는 쉬운 용어로 내 의문을 풀어주곤 했다. 챗GPT 출시 두 달 전에 이미 하이퍼클로바(네이버의 초거대 AI) 등을 탑재한 생성형 AI 서비스 뤼튼(wrtn)이 짧은 한글 칼럼을 뚝딱 내놓는 모습을 휴대폰으로 시연해준 사람도 하 수석이었다. 

그런 그가 지난해 6월 이재명 정부 초대 AI 수석에 발탁됐을 때 기술 진보와 플랫폼 기업에 부정적인 더불어민주당 정권 안에서 그가 중심을 잘 잡아줄 거라는 기대가 컸다. 부지런히 언론에 설명하고, 기업 고객을 설득하는 한편 서울대와 협력해 AI공동센터장까지 맡았던 그를 '네이버의 AI 영업사원' 쯤으로 폄하하는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신경정보처리시스템학회(NeurIPS) 같은 글로벌 최상위 AI 학회에서 활동해온 유능한 AI 연구자가 기업을 리드하며 다른 대학·산업계와의 소통 능력까지 갖춘 건 결코 욕먹을 일이 아니라 귀한 재능이었다. 그를 공직으로 이끈 것도 아마 이런 배경이었을 것이다. 

③ 실제로 이재명 대통령은 당선 직후 AI 3대 강국 진입을 핵심 국정과제로 내걸고 하 수석을 "국가 대표 AI 전문가"로 치켜세우며 없던 자리까지 신설해 발탁했다. 그 역시 "앞으로 3년, 혹은 5년이 AI 골든타임"이라며 "AI 경쟁력 강화에 역량을 쏟아붓겠다"고 화답했다. 그리고 'GPU 26만장 확보'와 같은 몇 가지 계획표를 내놓은 지 고작 10개월이 흘렀다.

AI는 특정 기업의 승자 독식 정도가 아니라 국가 존망을 가를 핵심 경쟁력이고, 한국은 지금 그걸 미·중에 버금가게 키우느냐 마느냐의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그런데 AI 정책을 직접 이끈 상징 인물이 국가의 성장 전략이 아닌 특정 정당의 선거 전략에 발맞춰 공직을 버리는 모습은 아무리 좋게 포장하려 해도 어느 여권 인사가 했다는 말마따나 "생뚱맞다"는 말 말고는 떠오르지 않는다. AI 현장 일각에선 그가 주창하던 소버린 AI가 성과 없이 끝날 거 같아 미리 도망가는 거라는 냉소마저 나온다. 

⑤ 대만과 한국이 똑같이 기술 엘리트 공직자를 발탁했는데, 대만은 기술로 정부를 업그레이드한 반면 한국은 기술을 정치의 도구로 값싸게 팔아넘겼다. 탕은 입각 당시 "정부를 위해서가 아니라 정부와 함께 일한다"는 원칙을 내걸었다는데, 누가 하 수석 후임으로 오든 이런 마음가짐으로 임하지 않고 특정 정당과 함께할 거라면 AI 수석 자리는 다시 없애는 게 낫겠다. 

하정우 AI미래기획수석(맨 왼쪽)이 지난 27일 이재명 대통령의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대표 접견 자리에 배석했다. 6 3 보궐선거 출마 전 마지막 공식 일정이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출처: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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